삼성 소송 노하우가 롯데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해 10월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 연합뉴스
‘공익법인 선’ 이사장은 이태운 변호사다. 선의 이사진은 모두 ‘법무법인 원’의 변호사들이다. ‘법무법인 원’의 대표변호사도 이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장 출신으로 2006년 참여정부 때 헌법재판소장 후보에 지명됐다가 조순형 의원 등 일부 동교동계와 한나라당의 반대로 낙마한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의 남편이다. ‘법원’에 상당한 노하우가 있음을 짐작케 한다. 참여정부 당시 법무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도 여기 소속이다.
또 ‘법무법인 원’은 2012년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간 소송에서 삼성 측 변론을 맡았던 곳 중 한 곳이다. 2014년까지 진행된 당시 소송은 자칫 삼성그룹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던 큰 사건이었다. 당시 참여했던 ‘법무법인 원’의 유선영 변호사는 경영권 분쟁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법무법인 원’은 특화된 서비스로 ‘평판’, ‘위기관리 및 여론대응’, ‘가업승계 및 상속’, ‘해외투자 및 M&A’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성년후견인 선임에 대해 롯데의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반대, 신동빈 회장 측은 찬성이다. 신 총괄회장의 지지를 받는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비록 ‘한정’이지만 후견인의 권한은 상당하다. 피한정후견인이 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한 법률행위를 그 동의 없이 했을 때에는 후견인이 이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후견인이 피한정후견인의 이익이 침해될 염려가 있음에도 동의를 하지 않을 때 가정법원은 피한정후견인의 청구에 의해 후견인의 동의를 갈음하는 허가를 할 수 있다.
현재 신 전 부회장 측에서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서울가정법원의 성년후견인 지정 자체에 불복 상급법원에 항고할 방침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