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겸 가수 박유천이 지난해 6월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 고성준 기자.
3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여성의전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총 348개 단체로 구성된 ‘유명연예인 박00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과 검찰이 성폭력 피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판단을 차치한 채 무고에 대한 수사에만 집중했다”며 “이러한 상황은 성폭력 피해자와 성폭력 무고에 대한 왜곡된 통념을 확산·강화하고, 성폭력 가해자가 법망을 빠져나가는 수법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며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한 수사·재판기관과 언론을 규탄한다”며 성폭력 피해에 대한 올바른 판결을 촉구했다.
공대위는 이 사건은 명백한 성폭력 사건이며, 성폭력 무혐의라는 결과는 수사기관이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정황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사건에 연예인과 업소의 손님이라는 지위가 위력으로 작동했으며, 검찰과 경찰이 ‘유흥업소 종사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박 씨의 일방적 주장을 중심으로 피해자를 피의자로 취급해 수사를 진행했고 언론보도를 통해 피해가 가중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6월 박 씨는 유흥주점과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20대 여성 4명으로부터 피소됐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박 씨는 무고와 명예훼손, 공갈 혐의 등으로 성폭력 고소인 가운데 2명을 역고소했다.
현재 첫 번째 고소인은 1심에서 무고와 공갈미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2심을 진행 중이며, 두 번째 고소인은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기소돼 오는 4일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