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근거로 ‘3일 만에 강제 퇴소’ 회원 환불 거부…원장 “위법 하나도 없다” 유명 트레이너는 캠프 ‘손절’

회원 A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사연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러자 다이어트 캠프 원장은 “캠프 계약서는 법적으로 완벽하게 효력이 있다” “어리석게 캠프를 운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공지문을 붙였다.
다이어트 캠프 원장은 회원 A 씨가 서명한 계약서 내용에 따라 정당하게 환불을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계약서에는 강제 퇴소 시 환불은 되지 않고, 1개월 이하 계약은 강제 퇴소 여부와 관계없이 환불이 안 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회원이 개인적인 사유로 환불을 요청하면 30%를 위약금으로 공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 같은 계약서 내용은 체력단련장 표준약관에 위배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체력단련장 표준약관에 따르면 회원의 책임 있는 사유로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회원이 부담하는 위약금은 10%다. 다이어트 캠프에서 강제 퇴소를 사유로 한 환불 불가는 물론 위약금 30% 역시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이다.
표준약관에 어긋나는 내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이어트 캠프 회원들은 자신이 서명한 입소 계약서를 교부 받지도 못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캠프 측은 이에 관한 근거 조항을 계약서에 넣어뒀다. 계약서에는 “물자 절약과 시간 낭비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양자가 협의하여 계약서는 1부만 작성하여 캠프 측 금고에 보관한다”며 “회원이 언제라도 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휴게실 벽면에 계약서를 코팅해 걸어 두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또 계약서에는 “이의 신청이 없으면 입소일 포함 3일째부터는 계약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계약 내용에 100%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계약서 내용에 의해 계약이 진행된다”며 “회원은 계약 내용을 충분히 설명을 듣지 못했다거나 계약서 1부를 교부 받지 못했다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계약서에는 캠프 측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조항도 있었다. 계약서에는 “회원은 캠프 생활 중 본인의 질병, 각종 돌연사, 개인적인 사고 등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나 사망했을 때는 모든 책임이 회원 본인에게 있다”며 “캠프 측에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며 만약 민·형사상 책임을 물으면 그 효력은 무효임을 확약한다”는 조항도 적시됐다.
계약서에는 “환불 규정 및 강제 퇴소 규정은 회원의 성공적인 다이어트와 캠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상호 간에 이의가 없이 계약했다. 이 규정은 다른 어느 법보다 우선해 적용하기로 동의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분쟁 대부분은 과다한 위약금 등 계약 해지 시 발생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5년 4월 발표한 체육시설업 소비자 문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었던 헬스장 등 체인형 체육시설 업체 20곳 모두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이 확인됐다.
비슷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는 표준약관에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 거론된다. 업체 측이 환불을 거절하면 표준약관에 위배되는 불공정 계약이더라도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 민사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업체 측이 버티면 강제집행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처럼 복잡한 절차와 소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 등을 이유로 환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 캠프 회원 A 씨는 “6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계속해서 피해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다이어트 캠프는 폐쇄적인 공간이고 20대 초반 학생들이 많다. 어린 회원들은 캠프 측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말했다.
또 A 씨는 “강제 퇴소 규정이 너무 많고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인권 침해적인 것도 많다. 불시 검문을 한다거나 잘못을 하면 모든 회원 앞에서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무단 외출에 대해서 “수업이 없는 시간에 트레이너에게 허락을 받고 나갔는데 원장이 돌아오라고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캠프 원장은 A 씨 문제 제기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경찰 고소로 대응했다. 캠프 원장이 선임한 변호사는 A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인터넷에 다수 허위사실이 포함된 글을 올린 것을 확인했다”며 “범죄 행위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에 이 시간 이후로 해당 글이 지속적으로 게시되고 있다면 수사기관에서 가중처벌 대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캠프 원장은 회원들 입단속에도 나섰다. 조직 깡패 동생을 언급한 앞서의 공지문을 통해서다. 원장은 공지문에서 “캠프에 불만이 있으면 원장에게 직접 이야기해서 해결 방법을 찾기 바란다. 제발 어느 누구처럼 원장을 협박하지 않기 바란다. 그러면 본인은 몇 배는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생각하기 바란다”며 “지금까지 회원 누구에게도 보복을 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원만하게 운영하고 싶다”고 엄포를 놓았다.
캠프 원장은 다이어트 캠프 운영 초기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합숙형 다이어트 캠프는 체육시설업, 숙박업 등에 해당하는데 이에 맞게 건축물 용도 변경을 하지 않았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캠프 원장은 1심에서 징역 10개월 판결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됐다. 1심 재판부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법 경시 태도가 중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캠프 회원 B 씨 등 10여 명은 공지문을 본 뒤 공포심을 느끼고 퇴소했다. B 씨는 “합숙시설 특성상 방문을 잠글 수도 없어서 더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다이어트 캠프 간판이었던 유명 트레이너는 자신은 이름만 빌려준 것이라 캠프 계약서 내용과 환불 실태를 몰랐다고 회원들에게 해명했다. 이후 유명 트레이너는 다이어트 캠프와 계약을 종료했다.
다이어트 캠프 원장은 여전히 당당하다는 태도다. 그는 “위법한 게 하나도 없다. 위법하게 사업을 했다면 옛날에 문을 닫았을 것”이라며 “A 씨는 무단 외출로 강제 퇴소를 당한 사람이다. 반드시 처벌받게 하려고 한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모든 사람을 고발하겠다”고 일요신문에 밝혔다. 그는 깡패 동생 등을 언급한 공지문에 대해선 “일부분만 보지 말고 전체를 보라”며 “문제가 있으면 법적인 조치를 취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