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때를 같이 한 기도회, 새 시대 준비하는 한국교회 모습 보여준 것으로 평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 9일 오후 부산 부전교회(담임 박성규 목사)에서 개막된 제54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에는 예장합동 총회 소속 3,500여 명의 목사와 장로 등이 참석해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공교회 중심의 개혁자가 되겠다”고 기도했다. 예장합동 총회의 이번 기도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개최됐으며 총회 임원을 비롯한 관계자와 전국의 목사 장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난 과거를 회개하고 새로운 변화와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가 발행하는 기독신문은 “참석자들이 기도회가 진행된 3일 동안 세속에 물들었던 죄악을 토해놓고, 교회와 세상 속에서 이분법처럼 살아갔던 신앙생활의 죄를 고백했다”고 논평했다.
2박3일 동안 한 곳에서 회개하고 변화를 다짐한 3,5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전국의 목회와 생활의 현장으로 돌아가 ‘삶의 개혁’과 ‘개혁의 신학’을 실천하게 된다. ‘우리의 다짐’을 채택한 이번 기도회는 500년 전 종교개혁가들이 목숨을 걸고 강조했던 ‘오직성경’ ‘오직말씀’ ‘오직믿음’을 되새겨 선언하고 “비진리, 세상 권력과 손잡지 않으며 머리가 아닌 무릎(겸손과 기도; 편집자 주)의 삶, 포기하지 않는 인내의 삶을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개회예배에서는 예장합동 총회장 김선규목사(성현교회 담임)가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를 주제로 설교했다. 첫째날 저녁집회에서는 소강석목사(새에덴교회 담임)가 ‘개혁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교단 개혁에 앞장서는 개혁의 퍼스트 무버, 한국교회 생태계와 건강한 사회를 지키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이 시대 개혁주의자들의 시대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새로 선출된 대통령을 향해서도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 박종만 목사(보문교회)는 “새로 선출된 대통령과 모든 지도자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국민을 존중하는 청지기의 역할과 책임을 감당하게 해 달라”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정의가 물같이, 공의가 강같이 흐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또 소통의 문화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다짐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개혁교회 장로의 책임과 영성’을 주제로 강연한 김인중목사(안산동산교회 원로)는 기계와 사람도 소통하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목사와 장로, 교회와 교회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대부흥을 이루었다가 갑자기 몰락한 이유는 소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교회의 소통을 위해 장로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한국교회의 보수와 개혁신학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교단으로 손꼽히는 예장합동 총회의 전국 목사장로기도회는 매년 9월에 개최되는 교단 연차총회와 함께 가장 중요한 행사다. 예장합동 소속 목사와 장로 등 수천명이 모여 지난 과거를 회개하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의 주목을 받아 왔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기도회는 대한민국의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진정으로 쏟아낸 목사와 장로 등 기독교 오피니언 리더 3,500여 명의 기도가 21세기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박성흠 jobin1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