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들락날락 ‘사장님이 수상해’
▲ 지난 9월 15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전경. | ||
“우리 회사는 매출이 좋으니까 괜찮다”고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매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회사가 무너지는 ‘흑자 도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외적인 부분보다는 회사 안의 분위기나 움직임의 변화를 빨리 눈치 채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장이나 회사 임원들이 업무는 뒤로 하고 매일 은행이나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돈을 융통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면 거의 ‘회사가 망할 징조’라고 보면 된다.
또한 재무나 경리 등 돈을 관리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잇따라 회사를 그만두거나, 갑자기 기존의 거래처가 아닌 새로운 회사나 은행들과 거래하는 일이 늘어난다면 회사에 돈이 돌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상 징조가 감지되더라도 그 구성원들은 현실을 부정하며 ‘일시적으로 힘든 것이지 회사가 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때 똑바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침몰하는 회사와 운명을 같이할 수도 있다.
반대로 ‘오래 가는’ 회사들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이직이나 투자를 위해 꼭 필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평균주가가 23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일본의 주식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게임기로 유명한 ‘닌텐도’다. 이 회사는 ‘닌텐도DS’와 ‘Wii’ 등 히트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23년 전에 비해 주가가 32배나 뛰어올랐다.
2위는 일본의 자전거 부품 회사인 ‘시마노’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기름 값 상승으로 자전거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일본은 물론 유럽에서도 고급 자전거를 중심으로 부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이 많아지고 있으니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라고 할 수 있다.
3위는 붙이는 파스로 유명한 일본의 제약회사 ‘히사미쓰 제약’이다. 본래 파스 업계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고령자의 증가와 함께 근육이나 관절 관련 환자가 늘어나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들 성장 기업들의 공통점을 보면 ①소비자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②특히 건강과 관련된 상품이나 서비스(‘닌텐도’의 경우 오락과 운동을 접목한 ‘Wii Fit’)를 파는 회사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은 IT로 대표되는 신기술보다는 사람들의 실생활에 밀착된 기술이나 상품을 만들어내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거나 어떤 분야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점을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