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꿈나무 1000여명 참가해 성황…최강부 김기언 우승 최민서 준우승
제7회 일요신문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에 1000여 명의 바둑 꿈나무들이 참가했다. 박은숙 기자
[일요신문] 전국 어린이 바둑 꿈나무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일요신문배 어린이 바둑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0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모여 바둑을 즐겼다. 대회에 출전한 어린이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언니오빠를 따라 현장을 찾은 어린이들도 대회장 안팎에서 봄날을 즐겼다. 가정의 달 5월의 축제로 자리 잡은 일요신문배 어린이 바둑대회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봤다.
지난 5일 오전 10시 서울 올림픽공원 내 SK 핸드볼경기장에서 ‘제7회 일요신문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가 열렸다. 일요신문이 주최하고 (사)대한바둑협회, 한국초등바둑연맹이 주관, 국민체육진흥공단, 케이토토, 상상코칭, 교원, 삼성증권이 후원했다.
이날 대회에는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이사(대한바둑협회장), 강준열 대한바둑협회 상임부회장, 김삼배 한국초등바둑연맹 회장, 김종택 서울시 바둑협회 회장, 양재호 케이바둑 대표, 김원양 일요신문 편집이사 등이 참석했다. 대회 심판위원장으로는 프로기사 유재성 사범이 나섰고 심판위원은 이용찬, 조경호, 김지은, 조아라, 이한옥, 김경래 사범이 맡았다.
개회사를 하는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이사(대한바둑협회장). 박은숙 기자
이날 아침 핸드볼경기장은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와 가족들로 북적거렸다. 경기에 나설 어린이들은 긴장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6세 김민준 군은 “조금 긴장된다”면서 “평소에 할머니와 연습을 많이 했다. 첫 상대가 초등학교 1학년 누나이지만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형제나 자매와 함께 참가한 어린이들도 많았다. 여수에서 출발해 4시간이 걸려 대회에 참가했다는 이나경 양은 “2년 연속 출전인데 두 번 다 오빠랑 같이 출전했다. 작년엔 4강까지 갔었는데 이번에는 우승하고 싶다. 결승전에서 오빠를 만난다면 내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다빛 군도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 아니다. 이 군은 “처음엔 예선에서 탈락했고 두 번째는 예선은 통과했지만 강한 상대를 만나 탈락했다. 이번엔 결승까지 올라 우승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오전 일정이 끝나고 어린이들은 함께 대회장을 찾은 부모님, 지도자와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경기장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화창한 봄 날씨를 만끽했다.
대회는 본 경기 외에도 페이스페인팅, 가족과 어린이가 함께 바둑을 두는 ‘환상의 짝궁’ 경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참가자 전원에게 대회 티셔츠와 교양서, 과자음료세트 등 기념품을 전달했다. 또 행운권 추첨을 통해 100명의 참가자에게 상품을 전달했다.
오후에는 각 부문 우승자의 윤곽이 드러났다. 샛별부와 새싹부부터 수상자가 가려지기 시작했다. 새싹부 3학년 우승은 권동현 군이 차지했다. 형과 함께 대회에 출전한 권 군은 “형이 그동안 옆에서 바둑을 열심히 알려준 덕분에 이렇게 우승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 군의 형인 국현 군은 예선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동생에 우승에 크게 기뻐했다.
지난해 신설된 여학생부에선 1~3학년에 옥다은 양, 4~6학년에 안다현 양이 우승했다. 올해로 일요신문배 두 번째 출전인 옥 양은 시상식에서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내년에 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 양은 “결승전에서 질 뻔했는데 가까스로 이겨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바둑에 열중하고 있는 참가 어린이. 박은숙 기자
고급부 우승컵은 3학년생 임건호 군이 거머쥐었다. 지난해 여타 바둑대회서도 우승 경험이 있던 임 군은 이번 대회에서도 남다른 실력을 뽐냈다. 임 군은 “결승전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밀리고 있었는데 가까스로 전세를 뒤집었다”며 “올해 또 우승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6살 때부터 바둑을 해온 임 군은 내년에도 또 출전할 것이라며 바둑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는 해외 유망주도 참가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디에고 군은 이번 대회 고급부에 참가했다. 디에고 군은 바둑국제학교(KIBA)의 해외 바둑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지내고 있다. 고급부 3위에 올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대회 입상에 성공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상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반부 우승 주인공은 홍명완 군이다. 홍 군은 일요신문배 바둑대회 출전은 처음이지만 과거 여타 대회에 출전해 숱한 경험을 쌓아왔다. 홍 군은 “마지막 결승전에서 실수해 질 뻔했지만 가까스로 승리했다. 오늘 너무 즐거운 하루다”라며 “내년에도 출전해 우승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단자부에서는 우승완 군이 1위를 차지했다. 시상식 이후 대회 관계자들은 우 군에게 “우승에 어울리는 이름이다”라며 덕담을 건넸다. 우 군도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내년에는 중학생이 되는데 일요신문배 중고등학생 바둑대회에도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기력이 가장 높은 최강부에서는 김기언 군이 우승했다. 김 군은 중국 출신 학생이다. 중국인 아버지, 조선족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김 군은 지난 2017년 7월 한국에 들어와 바둑학교에서 바둑 유학중이다. “한국에서 더욱 체계적인 바둑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어머니의 판단에 한국행을 결정했다. 김 군은 우승 소감으로 “우승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 어제 잠도 충분히 잤고 힘들지도 않았다”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이번 우승까지 8번의 대국을 치렀다. 이어 “결승전에서는 상대의 실수로 이길 수 있었다”면서 “프로 바둑 기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강부 결승전에서 패해 아쉽게 2위를 차지한 최민서 군은 “이번이 세 번째 대회 참가”라면서 “작년부터 최강부로 나왔다. 작년에는 예선 탈락 했는데 이번엔 결승까지 왔다. 기회였는데 우승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초반부터 밀리기 시작했는데 중반에 기회가 왔을 때 한 수 패착을 해서 졌다. 내년엔 프로기사로 입단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강부 1, 2위를 차지한 김기언 군과 최민서 군은 ‘제7회 아시아평화학생바둑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들은 아시아 전역의 학생들과 바둑실력을 겨루게 된다.
최강부 우승자 김기언 군(왼쪽)과 최민서 군. 박은숙 기자
이날 경기를 지켜본 유재성 심판위원장은 “최강부의 경우 영재 입단을 할 정도 수준의 아이들이 참가해 대회 수준이 아주 높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어린이날이라는 특별한 날 열린 대회라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부모님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이번이 7회째 대회다. 대회가 70회, 700회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이성진 기자 reveal@ilyo.co.kr
박현광 비즈한국 기자 mua123@bizhankook
치열한 승패 속 훈훈한 ‘짝꿍 바둑’ 경기 “예선에서 떨어져 실망했지만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을 것”…“손자와 함께 바둑 두니 흐뭇” “손주 녀석이랑 바둑을 둬봤는데, 아주 대견하죠 뭐.” ‘제7회 일요신문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에 참가한 손자와 함께 이벤트 경기인 ‘짝꿍 바둑’을 둔 이명은 씨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환상의 짝궁’ 이벤트에 참가한 어린이와 가족들. 박은숙 기자 대회 시작을 알리는 징이 울린 지 4시간이 지난 오후 2시. 승부가 거듭되며 경기장 내 희비가 엇갈렸다. 탈락자가 속출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얼굴에 어쩔 수 없는 서운함이 묻어나는 가운데 허전한 마음을 달래줄 이벤트 경기인 ‘환상의 짝궁’ 경기가 열렸다. 아빠나 할아버지 손을 잡고 바둑판 앞에 앉은 대회 참가 아이들은 12명이었다. 팀을 이뤄 두는 ‘짝꿍 바둑’은 어린이날 바둑대회의 재미를 더했다. 아빠 옆에 앉아 신중한 얼굴로 바둑돌을 놓는 고사리손을 바라보며 가족들은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샛별부 1학년 예선에서 탈락한 김진우 군은 함께 온 할아버지와 함께 나섰다. 김 군은 “예선에서 떨어져 서운하지만 할어버지와 함께 바둑을 둬서 재밌었다”며 “내년 대회에 또 도전하겠다”고 답했다. 김 군을 격려하기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동생, 삼촌까지 총출동했다. 김 군 어머니 이다혜 씨는 “아이들 실력이 굉장히 높았다”며 “첫 바둑 대회 참가여서 기대를 많이 했다가 져서 아이가 실망했는데 ‘짝꿍 바둑’ 경기를 하며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과 손자가 함께 바둑을 두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 군 할머니 오영례 씨는 “두 사람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아주 기특하고 흐뭇하다”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보탰다. [광] |
제7회 일요신문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 수상자 명단 △ 최강부 우승 김기언 (양천대일바둑학교), 준우승 최민서(진석바둑도장), 공동 3위 허재원 (연은초), 김성재 (가고파초) △ 유단자부 우승 우승완 (성서초), 준우승 김예흠 (안곡초), 공동 3위 김우용 (태봉초), 변혁 (수문초) △ 고급부 우승 임건호 (주월초), 준우승 정윤호 (수완초), 공동 3위 주현우 (세륜초), 디에고 (키바) △ 중급부 1-3학년 우승 김정찬 (무등초), 준우승 박건 (신기초), 공동 3위 권나호 (구암초), 김승현 (능곡초) 4-6학년 우승 김기원 (새빛초), 준우승 김주원 (산의초), 공동 3위 권우준 (키바), 배정윤 (성신초) △ 여학생부 1-3학년 우승 옥다은 (키바), 준우승 이윤 (키바), 공동 3위 염서윤 (키바), 박지음 (봉현초) 4-6학년 우승 안다현 (해양초), 준우승 오현정 (동자초), 공동 3위 김가은 (키바), 최예원 (신가초) △ 샛별부 1학년 우승 김민찬 (초당초), 준우승 금예훈 (둔전초), 공동 3위 양시현 (화성상봉초), 김재현 (송원초) 2학년 우승 정주원 (세륜초), 준우승 김동찬 (동자초), 공동 3위 이윤서 (인천부곡초), 이효민 (미양초) 3학년 우승 이정준 (시흥능곡초), 준우승 이루다 (해밀초), 공동 3위 성진호 (산의초), 박민우 (가곡초) 4학년 우승 최경천 (관산초), 준우승 신한균 (광정초), 공동 3위 이은우 (솔빛초), 배호인 (내발산초) 5-6학년 우승 강현구 (삼릉초), 준우승 장동건 (태안초), 공동 3위 김도헌 (민백초), 박정우 (당수초) △ 새싹부 1학년 우승 이준우 (태성초), 준우승 김재현 (대모초), 공동 3위 오태성 (군포대야초), 박이루 (신천초) 2학년 우승 임준서 (어룡초), 준우승 유준영 (광정초), 공동 3위 최현율 (동호초), 김영식 (용인모현초) 3학년 우승 권동현 (서현초), 준우승 안정욱 (석성초), 공동 3위 최윤형 (동암초), 백지민 (문원초) 4학년 우승 김진영 (서원초), 준우승 박세연 (윤슬초), 공동 3위 김건희 (석성초), 김동현 (석수초) 5-6학년 우승 김영찬 (천일초), 준우승 손재민 (문원초), 공동 3위 이태이 (청옥초), 문지환 (문원초) △ 일반부 우승 홍명완 (수곡초), 준우승 오준희 (신서초), 공동 3위 이우진 (도농초), 김성민 (연은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