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우호주주 지분 향방 변수…호반그룹 “공시 외 확인해줄 내용 없어”

누적 매입 주식은 1345만 4674주다. 매입 금액은 총 8782억 원에 달한다. 계열사별로 호반건설은 5352억 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 11.5%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3229억 원을 들여 지분 8.34%를 확보했다. 호반산업과 호반은 각각 146억 원과 55억 원을 투자해 지분 0.17%, 0.15%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올라선 것은 2022년 3월이다. 당시 호반건설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 13.97%를 5640억 원에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산업 등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호반그룹은 경영 참여에는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한진칼 주식 취득 목적을 ‘단순 투자’ 또는 ‘단순 추가취득’으로 기재하고 있다.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한 주주제안도 없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호반그룹을 단순 재무적 투자자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KCGI 지분 인수 이후 4년에 걸쳐 한진칼 주식을 계속 사들이며 최대주주 측과의 격차를 사실상 없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5.78%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5.73%, 모친 이명희 씨는 1.9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율은 13.5%이며,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0.57%다. 호반그룹의 지분율 20.15%와 비교하면 차이는 0.42%포인트에 불과하다.
조원태 회장 측은 외부 우호주주를 통해 낮은 오너 일가 지분율 한계를 해결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14.9%, 한국산업은행은 10.56%, LX판토스는 3.8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지난해 자기주식 44만 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발행주식의 0.6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의결권이 없던 자기주식이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넘어가면서 해당 주식의 의결권도 되살아났다.
현재 지분 구조에서는 호반그룹이 곧바로 경영권을 흔들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현 상황에서 호반그룹이 조 회장 측의 경영권을 흔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 측은 과거 KCGI와 반도건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의 지지를 바탕으로 경영권을 지켰다.
변수는 우호주주의 향후 선택이다. 실제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의 처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iM증권은 지난 7월 13일 “2020년 산업은행의 한진칼 투자는 양대 항공사 통합이 주요 목적”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기일이 12월 16일로 결정되며 산은이 투자 목적을 완수했고, 커다란 투자 수익도 예상돼 내년 본격적으로 엑싯(Exit)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iM증권은 “만약 산은의 지분을 호반이 가져갈 수 있다면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주가 상승으로 이미 상당한 투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호반그룹이 취득한 한진칼 주식의 평균 가격은 주당 약 6만 원으로 추산된다. 한진칼 주가가 최근 11만~13만 원선에서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보유 주식의 평가액은 취득가의 약 2배 수준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 매입과 관련해서 공시 내용 외에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진칼 관계자도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입 배경을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