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좋은 ‘바다치프’ 걸음 터진 ‘이스트윈드’
임준선 기자
#[서-국4]아르고로켓(3세·암·3전2/0/1·우태율·안병기 부:WEIGELIA, 모:젠틀먼즈로킷)=승급전에서 3위에 머물렀으나, 경주내용이 워낙 좋아 다음 경주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될 마필로 추천한다. 데뷔전부터 2전 전승을 기록하며 인기 4위로 팔렸지만, 두 번의 경주가 모두 편성이 약했기에 필자는 인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경주는 상대가 워낙 강했고, 게이트도 최외곽 12번이라 입상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기대이상의 경주력을 보인 것이다. 블루엠파이어, 정상무적에 뒤를 이어 머리차로 3위를 기록했다. 필자의 예상을 뛰어넘은 경주력이었다. 순발력이 탁월했던 정상무적이 2번에, 거센마풍이 3번에 포진했음에도 최외곽에서 선행에 성공했다는 점(SF:13초1)과 막판까지 탄력이 살아있는 걸음을 보였다는 점에서 필자는 높은 점수를 준다.
이번 경주를 통해서 4등급 적응력도 키웠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주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서는 웬만한 편성에서는 축마로 추천하고 싶다.
#[서-외3]바다치프(3세·수·9전1/0/0·박정재·박윤규 부:MACHO UNO, 모:GOLD SHINE)=안쪽에서 선입전개 이후 종반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며 압승을 거둔 마필이다. 인기마로 팔렸기에 어느 정도 선전은 예상됐지만, 이 정도로 잘 뛸 줄은 몰랐다. 2위마를 무려 6마신이나 따돌리는 낙승이었고, 막판에는 박을운 기수가 붙잡고 들어오는 여유까지 보였다.
이전에는 단 한 번도 여유를 보이거나 시원스런 경주력을 보이지 못했기에 필자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이번 우승으로 3등급에 올라갔는데, 필자는 조심해야 될 복병으로 보고 싶다. 3등급에서는 전혀 인기를 끌지 못할 텐데, 이번 경주를 통해 분명한 전력향상이 이뤄졌기에 충분히 이변을 노려볼 만하다. 미국 현지 1세마 경매 때 3500달러의 헐값에 낙찰되었고, 혈통적 기대치는 높지 않은 말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보여준 능력과 특히 막판에 보여준 탄력이라면 혼전경주에서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열쇠는 경주 편성이 될 텐데 선두권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편성에서는 노려볼 만하다.
#[서-국4]메니블레이드(3세·수·4전2/1/0·김형란·박대흥 부:메니피, 모:럭앤드페임)=막판 내측에서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기록한 마필로, 직전경주의 부진을 깔끔하게 만회했다. 혈통이 워낙 좋아 데뷔전부터 기대를 모았고, 여유 있게 2위를 기록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선행을 나서며 2위마를 6마신차 따돌리며 압승을 거뒀다. 그런데, 직전 세 번째 경주에서는 단승식 1.6배의 압도적인 인기를 모았지만 9위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기수도 문세영이었기에 충격은 매우 컸다. 패인을 분석해본 결과 당시 1700미터 첫 도전이었고, 당일 컨디션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참패를 당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에는 훈련을 잘했고, 당일 좋은 컨디션으로 출전해서 우승에 성공했다.
경주 내용도 좋았다. 출발이 다소 늦어 후미에서 전개했는데, 막판에 탄력 있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자력으로 우승한 것이다. 첫 우승은 선행으로, 두 번째 우승은 추입으로 거뒀다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이 마필은 능력마다. 선행이나 추입 어느 한쪽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번 우승으로 4등급에 진출했는데, 최강의 편성만 피한다면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서-국5]대완마(2세·암·1전1/0/0·민형근·서인석 부:컬러즈플라잉, 모:베터데이즈)=인기 4위로 팔렸으나, 결과는 우승이었다. 그것도 2위마를 무려 5마신이나 따돌리는 압승이었다. 출발은 약간 늦었지만, 중반에 상당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에 나섰고, 종반에는 한 수 위의 끈기력까지 발휘하며 우승했다. 특히 끝걸음(LF:12.9)이 출전마 중 가장 좋았다. 선행으로 경주를 주도했기에 더욱 의미 있는 대목이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모계 형제마 대부분이 3등급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마필은 500kg이 넘는 좋은 체구를 지녔고, 주행자세도 좋다. 상당히 유연하게 뛰는 모습을 보였고, 목놀림도 뻣뻣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특히 서인석 마방이란 점에서 기대치를 좀 더 높여볼 수 있다. 훈련을 직접 담당하는 조교사로, 이미 능력을 인정받은 지도자다. 지난번 농림부 장관배에서 이변을 연출한 샤프케이랜도 서 조교사의 작품이다. 이제 막 데뷔전을 치른 2세마라 속단하긴 어렵지만, 선행형 습성을 지닌 능력신예로, 질병 없이 관리만 잘 된다면 최상위 등급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부-외4]이스트윈드(3세·수·3전1/0/1·배은정·이상영 부:카우보이칼, 모:페어앤라이블리)=지난주 부산경마에서 가장 많은 전력변화를 보인 마필이다. 최외곽의 불리함을 스피드로 극복하고 선행에 나선 후 막판에는 뒤를 돌아보며 일어서서 들어오는 여유까지 보였다. 이전 경주에 비한다면 장족의 발전이다. 데뷔전에서는 후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7위에 머물렀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선입전개로 3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막판걸음은 무뎌진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소위 걸음이 터진 것이다. 최외곽에서 무리하게 선행을 나섰음에도 막판에 걸음이 무뎌지기는커녕 더욱 힘 있는 걸음을 보였다. 혈통을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부마 카우보이칼의 자마는 국내에 24두가 들어왔는데, 그중에서 무려 10두가 1등급까지 진출했다. 2등급에도 4두가 올라갔다. 미국에서는 씨수말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한국에서는 상당히 좋은 결과를 보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국형 씨수말로 꼽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5등급에 진출했는데, 최강편성을 피하면 충분히 입상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외4]영광의팩터(3세·거·9전0/2/2·변창덕·임금만 부:THE FACTOR, 모:PREVENTION)=단승식 16.3배가 말해주듯 복병권 마필로 분류됐으나, 이변을 일으키며 2위를 했다. 강축으로 평가된 투투에이스가 선행을 나섰고, 영광의팩터는 10번 게이트라 외곽선입 전개를 펼쳤는데, 막판에 기대 이상의 끝걸음을 발휘하며 여유 있게 2위를 차지했다. 우승마 투투에이스와의 차이도 불과 1마신이었고, 3위와는 4마신의 넉넉한 차이였다. 작년 9월, 두 번째 경주에서 코차로 2위를 기록한 이후 무려 9개월 만에 기록한 2위였다. 그동안 뚜렷한 질병없이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능력정체를 보였는데, 이번 경주를 통해서 확실히 살아난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 4등급에 남아있어 다음 경주에서도 입상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