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넘어 ‘전략적 사고’ 키워라
▲ 체스대회에서 진지하게 수읽기에 골몰하는 어린이. | ||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재밌었다. 하지만 아침 일찍 출근을 해서 늦은 시간까지 매어있어야 하는 직장생활이 맞지 않았다. 3개월 만에 유치원을 그만두고 방문교사생활을 시작했다.
방문교사는 시간이 자유로운 대신 자신이 능력껏 학생들을 만들어야 했다. 그는 적극적인 자신의 성격을 십분 활용했다. 교구를 사용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가며 수업을 진행했고, 아이들도 잘 따랐다.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학생들이 점점 늘어났다.
“3년 동안 방문수업을 진행해보니 아이들에게 한 가지 공통적인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머리가 뛰어난 아이라 할지라도 의사결정을 할 때는 부모와 교사의 의존도가 높다는 거죠. 즉, 창의성이나 응용력은 뛰어났지만 의사결정능력과 판단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는 문제점을 해결할 만한 교육방법을 찾던 중에 우연히 체스를 접했다.
체스의 핵심은 상대방의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예측해서 최선의 방법을 택하는 것. 상대방을 향해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기도 하고 전략상 때로는 뒤로 물러나기도 한다.
체스는 단순히 이기는데 목적이 있는 게임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분석력과 판단력을 키워주는 훌륭한 교재였다.
그는 본격적으로 체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없어서 체스를 잘하는 지인을 통해서 배웠고 부족한 부분은 책을 사서 독학으로 익혀나갔다.
그는 게임의 재미보다는 교육적인 효과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지고 접근했다. 그는 12평짜리 오피스텔에 조그만 사무실을 마련, 체스방문교사의 길로 나섰다.
수요는 의외로 많았다. 그는 방문교사를 추가로 모집해 교육을 시켰다. 문화센터에 강좌개설을 시도하기도 했다. 오씨의 교육프로그램을 검토해보고 CBS 문화강좌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왔다.
▲ 대회 전경. | ||
학생은 8백 명으로, 강사도 4명으로 늘어났다. 강좌와 학생이 늘어나자 자신들을 내보일 수 있는, 좀 더 그럴 듯한 공간이 필요했다.
사업자등록을 하고 본격적으로 체스교육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사무실을 20평 규모로 확장했다. 강좌도 백화점 내의 문화센터와 언론사 문화강좌, 초등학교의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 등 20여 곳으로 늘어났다.
현재 오씨는 ‘한국 어린이 체스 교육원’이라는 프랜차이즈 교육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체스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과 가맹점을 내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체스를 알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어요. 현재 수도권에 한정되어 있는 체스교육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체스 교육은 체스판과 말, 타이머만 있으면 어디서든 교육이 가능하다. 놀이방,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 한 개별방문교사와 가맹점을 모집해 올해 안에 제1호 가맹점을 낼 예정이다.
이렇듯 규모가 점차 커지자 얼마 전부터 그의 남편도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사업에 뛰어들었다. 마인드 체스의 현재 월평균 매출은 2천만원, 순수익은 2백50만~3백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