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접촉사고’ 발생의 이유 밝혀져...향후 구상권 청구 잇따를 전망
홈플러스 거제점 주차장 입구 모습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거제시에 위치한 홈플러스 거제점의 주차장이 규정에 미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용객들 간에 빈번한 접촉사고가 유발되는데도 거제시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006년 문을 연 홈플러스 거제점은 개장 이후 현재까지 거제지역 대형마트 가운데 최고의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바로 이런 매장의 주차장이 규정에 어긋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국민의 원활한 교통편의와 공중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주차장법을 제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주차장을 필수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주차장의 주차구획은 통상적인 일반 차량을 기준으로 너비 2.5m 이상, 길이 5m 이상이다. 홈플러스 거제점이 개장할 당시에는 너비 2.3m 이상이 규정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 거제점은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이용객들의 차량 접촉사고가 빈번하다는 제보를 접하고 현장실사에 나서 확인한 결과, 홈플러스 주차장 너비가 평균 2.26m에 불과했다.
주차장에서 너비 4cm가 부족한 게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아닐 수 있으나, 다수의 차량이 집합적으로 주차할 경우 중형차 이상은 문을 개폐하고 내리기가 매우 힘들다.
또한 출차 시 옆차와의 이격거리가 좁아 접촉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용객들의 불만과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통전문가 A 씨는 “주차장의 4cm가 별 것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주차장법 입법 취지가 이용객의 최소한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차간 접촉사고 등 승·하차시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 설치된 시설물에 의해 차량에 의한 사고가 발생됐다면 허가관청이나 건축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향후 사고차량 소유주들이 가입한 보험사들에 의한 거제시나 홈플러스 거제점에 대한 구상권 청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 관계자는 “현장실사 후 잘못 설치된 주차시설에 대해 위반이행 조치를 취하겠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사 확인 후 조치하겠다”며 “사고는 가해자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홈플러스는 책임이 없다”고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얘기했다.
거제시민 B 씨는 “홈플러스에 갈 때마다 좁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정상적인 허가를 받았다고 믿었기에 주차장 공간이 법적 허용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다. 잘못된 시설을 허가해 준 거제시나 돈벌이에 혈안이 된 홈플러스는 똑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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