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서울 임기원·부산 다실바 2위 상승세, 서울 신예 임다빈 톱10 진입…‘조교사’ 서울 송문길·부산 김영관 1위
#서울 기수 부문
상반기 최다승은 역시 문세영이 차지했다. 2020년 49승으로 최다승 타이틀을 차지한 ‘대한민국 넘버원 기수’ 문세영은 2021년 상반기에만 44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2위(26승)와는 무려 18승의 큰 차이를 보인 독보적 1위였다. 준우승은 24회, 3위는 18회를 기록하며 승률 27.8%, 복승률 43.0%, 삼복승률 54.4%의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삼복승률이 50%가 넘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열 번 뛰면 다섯 번은 3등 안에 들어온다는 의미로, 삼복승 팬들은 얼마나 뛰어난 기록인지 잘 안다. 부산의 페로비치(55.5%)와 함께 대한민국 기수 중에는 딱 두 명만 기록한 대단한 성적이다.
다승 2위는 임기원 기수가 차지했다. 작년에는 27승으로 7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2위에 올랐다. 수치 면에서도 뚜렷한 상승을 보였다. 작년 승률 13.5 복승률 22.0에서 올해는 19.5와 33.8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한동안 침체기를 보이다가 최근에 살아났다. 원래 기승술이 탁월했기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3위는 25승을 올린 안토니오 기수로 작년과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현재 서울에서는 다섯 명의 외국인 기수가 활약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는 단연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4위는 같은 25승을 올렸으나 준우승이 안토니오 기수보다 3승 적은 이혁 기수로, 작년 5위에서 한 계단 오르며 여전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송재철 기수와 함께 매년 최다 출전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두 기수가 똑같이 182회를 출전하며 공동 1위를 기록했다.
5위는 23승을 올린 최범현이다. 작년 13위에서 무려 여덟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최범현은 2001년 문세영과 같이 데뷔한 21년 차 베테랑이다. 통산 승수에서도 박태종(2144), 문세영(1680)에 이어 836승을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성적을 비교해본 결과 올해만큼 좋았던 때가 없었다. 따라서 임기원과 함께 가장 조심해야 될 기수라 할 수 있다.
작년 문세영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던 김용근 기수는 12위에 그치는 예상 밖의 부진에 빠졌다.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된다. 하나는 승률이 작년보다 현격하게 떨어진 점이다. 작년에는 14.6%였으나 올해는 10.8%로 무려 4% 가까이 떨어졌다. 또 하나는 출전 횟수가 120회로 문세영의 158회보다 훨씬 적었다는 것이다. 기승술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예전처럼 출전 횟수가 늘어나고 능력마 기승이 많아진다면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나머지 기수 중에서는 신인 임다빈이 눈에 띈다. 작년 7월에 데뷔해 10승을 올리며 22위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벌써 15승을 올리며 10위에 올랐다. 신인답지 않은 다부진 기승술과 승부 근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 앞으로도 꾸준하게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부산 기수 부문
서울에 문세영이 있다면 부산에는 페로비치가 있다. 33승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2위 다실바(27승)를 6승이나 앞서고 있다. 준우승은 27회, 3위는 21회를 기록했는데, 승률 22.6%, 복승률 41.1%, 삼복승률 55.5%로 전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서 소개한 문세영에 버금가는 대단한 기록이다. 작년에는 31승으로 6위에 그쳤으나 승률과 복승률에서는 단연 1위였다. 출전 횟수가 131회로 다승왕 유현명(273회)의 절반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2위는 27승을 올린 다실바 기수가 차지했다. 작년에는 37승으로 5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2위까지 올라왔다. 승률은 2%, 복승률은 5% 오르며 기록면에서도 확연한 상승을 보였다.
3위는 25승을 올린 유현명 기수다. 그동안 매년 다승왕을 차지하며 ‘부산 1인자’라는 칭호를 받았는데, 올해는 페로비치와 다실바의 기세에 밀리며 3위로 밀려났다. 승률이 작년보다 3% 정도 떨어진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매년 1, 2위를 다투던 출전 횟수도 올해는 7위로 떨어졌다. 그동안 유현명을 고집하던 마주들이 다른 기수들에게 눈을 돌린 것으로 추측된다.
4위는 19승을 기록한 최시대, 5위는 같은 19승을 올렸지만 준우승에 밀린 서승운 기수였다. 서승운은 작년에 2위를 기록했는데, 유현명과 같은 이유로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조교사 부문
다승 1위는 26승을 올린 송문길 조교사가 차지했다. 작년에는 32승으로 박재우에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2승 차이로 박재우를 밀어내고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효자는 스포트라이트(국4·수)와 위즈모멘트(국3·암)다. 두 마필 모두 3승씩 거두며 1위를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외에도 어마어마를 비롯해 제다이, 마이윈, 라피도아레스가 2승씩을 거두며 일조했다. 고무적인 점은 모두 3~4세의 어린 마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연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위는 24승을 올린 박재우 조교사가 차지했다. 작년 38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는데, 올해는 송문길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런데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2위와 3위 횟수가 송문길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이다. 송문길은 2위 17회, 3위 12회를 기록한 반면, 박재우는 2위 27회, 3위 20회로 크게 앞서 있다. 승률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는 모두 앞서 있고, 출전 횟수도 더 많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가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3위는 23승을 기록한 박종곤 조교사다. 작년 7위에서 3위로 수직 상승하며 깜짝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승률과 복승률에서 큰 발전을 보였다. 승률은 13.6에서 21.1로, 복승률은 26.6에서 33.9로 크게 뛰어올랐다. 서울과 부산 통틀어 가장 괄목할 만한 성적이기에 각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4위는 20승을 올린 김동균, 5위는 같은 20승을 올렸지만 2위에서 밀린 박대흥 조교사다. 오랫동안 과천 최고의 조교사로 군림하던 박대흥은 작년에 3위로 내려앉더니 올해는 5위까지 밀려났다. 워낙 능력이 뛰어난 조교사이고, 좋은 자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부산 조교사 부문
부산 1위는 역시 김영관이었다. 27승을 올리며 2위 백광열을 3승 차이로 따돌렸다. 예전에 비해 차이가 줄긴 했으나, 여전히 우수한 마필들을 많이 보유했기 때문에 올해도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마필은 가디스문(국3·암)이었다. 2월부터 6월까지 4연승을 거두며 1위를 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이 외에 크로너스, 사가르마타, 골드파운틴이 2승씩을 보탰다. 송문길 조교사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나이 어린 마필들이 많아 올해 연말까지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2위는 24승을 올린 백광열 조교사가 차지했다. 작년에는 26승으로 6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반등에 성공하며 예전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승률과 복승률도 작년보다 약 3% 증가했고, 출전 횟수도 현재 195회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이 주효했다.
3위는 21승을 기록한 권승주 조교사다. 작년 7위에서 3위로 뛰어오르며 뚜렷한 상승을 보였다. 4위는 20승을 올린 라이스, 5위는 19승의 민장기 조교사다.
작년에 깜짝 2위를 기록한 양귀선은 10위로, 4위를 기록한 울즐리는 7위로 밀려났다. 작년에 비해 두드러진 하향세를 보인 대표적인 조교사로 평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