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하기? 해리 포터 원조는 나야”
▲ 영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의 한 장면. |
하지만 이런 ‘해리 포터’의 인기가 썩 달갑지 않은 남자가 한 명 있다. 바로 ‘해리 포터’라는 이름을 가진 진짜 해리 포터(22)가 그 주인공이다.
영국 포츠머스에 거주하는 포터는 은행에 다니는 평범한 영국 시민으로 마법사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는 단지 ‘해리 포터’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며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 인생은 <해리 포터> 소설이 출간된 후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까지 내 인생은 악몽과도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에는 인기 소설 속 주인공과 이름이 같다는 사실이 매우 기분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하거나 시비를 당하기 일쑤다”라고 말했다.
어릴 적 반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까지 이름을 갖고 놀리곤 했으며, “맞다, 넌 마법사였지!”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랐다.
이름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은행에 이력서를 냈을 때 면접관들은 그의 이름을 도통 믿지 못했으며, 지금도 은행에서 고객들과 전화상담을 할 때면 절대로 성과 이름을 같이 말하지 않는다. 전체 이름을 말했다간 거짓말이라면서 믿지 못하겠다거나 장난하냐는 말을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 역시 여권, 신용카드, 운전면허증을 전부 보여준 후에야 그의 이름이 진짜라는 것을 믿었다.
이름뿐만이 아니라 극중 ‘해리 포터’ 역할을 맡았던 대니얼 래드클리프와 나이까지 같은 데다 ‘해리 포터’처럼 이마에 흉터까지 있는 그는 “조앤 K 롤링이 소설 속에 내 이름을 쓰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라고 말하면서 “처음 책이 나왔을 때 나는 아홉 살이었다”며 롤링보다 자신이 먼저 이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