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맛에 푹 빠졌나봐
메리 엠(Marry M) 더더(THeThE) 등에서 밴드 활동을 해온 실력파 뮤지션 차수정이 성인 가요 가수로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모던 록과 팝을 위주로 활동해온 밴드 출신인 차수정은 보컬은 물론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모두 소화하는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다.
“밴드 음악에선 노래의 ‘멋’이 포인트라면 성인 가요는 노래의 ‘맛’이 중요한 것 같아요. 조금씩 그 맛을 배워가고 있어요. 타이틀 곡 ‘깜빡깜빡’ 등 이번 앨범 수록곡은 모두 받은 곡이지만 차츰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로 제 앨범을 채워가고 싶어요. 밴드 활동을 할 당시에도 재미 삼아 성인 가요를 몇 곡 써보곤 했거든요.”
밴드에서 모던 록과 팝을 위주로 활동하던 그가 성인 가수로 변신한 것은 정말 엄청난 변화다. 게다가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직접 했을 만큼 밴드 음악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분명히 보여온 차수정이라 더욱 놀라운 변화다.
“늘 대중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또 가족의 일원으로서 생활의 안정을 생각해야 하는 직업인으로서의 음악도 고려해야 했고요. 조금씩 삶의 무게감을 느껴가면서 음악을 통해 이런 부분을 채워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죠. 2~3년 전부터 이런 고민을 해오다 지난 여름부터 본격적인 성인 가수로의 변신을 준비했어요.”
차수정이 이런 변신을 고민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각종 OST 음반 활동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차수정은 밴드 메리 엠 시절부터 다양한 OST에 참여해왔다.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원더풀 라이프> <형수님은 열아홉>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영화 <잠복근무> <썬데이 서울> 등의 OST에 참여한 것. 대부분의 곡을 그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
“모던 록과 팝을 위주로 한 밴드에서 OST를 위한 발라드 곡을 만든다는 게 엄청난 부담이었어요. 우리 밴드만의 음악이 퇴색되는 게 아닌가 고민도 많았죠. 그렇지만 그렇게 발표한 OST 곡들이 대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계속 틀 안에만 갇혀 있을 순 없으니까. 그렇게 가장 대중적인 장르인 성인 가요에 도전하게 된거죠.”
혹시 성인 가수로 성공해 제법 많은 돈을 벌면 다시 밴드 음악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에 차수정은 성인 가요에 올인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지금 제 목표는 일본 진출이에요. 물론 우리의 성인 가요를 들고 엔카(演歌)의 나라 일본에서 우리만의 성인 가요로 성공하고 싶어요. 일본 시부야에서 레코드 가게에 걸려 있는 박현빈 선배님의 ‘곤드레 만드레’ 포스터를 보고 많을 걸 생각했어요. 케이 팝 열풍에 뒤지지 않는 한국 성인가요 열풍이 일본을 강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