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오는 3월 8일 시행되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후보자들의 물밑 선거운동이 전개되면서 과열, 혼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이천시 A 지역농협은 지난해 12월 19일 전체 대의원 70명에게 ‘선진지 농협견학을 통한 대의원 교육’ 행사와 관련 안내공문을 발송하고 지난 1월 2일 대의원 38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진행했다.
‘농협 발전과 대의원 역량 강화 및 사업 활성화 추진’을 목적으로 시행된 행사에 참석자들은 조합 측이 전세한 버스 2대에 나누어 타고 충북 N 농협으로 이동, 견학과 교육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관광 후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을 마치고 행사장에서 참석자(대의원)들에게 실비(회의)수당으로 20만 원씩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전형적인 선심성 예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선거권을 가진 대의원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에도 없는 항목을 이용해 ‘선진지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한 기부행위”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공정 선거에 모범을 보여야 할 현 조합장이 계획에도 없던 견학행사를 기획해 행사 참석자들에게 회의수당을 제공한 사실은 직무상 의례적 행위로 볼 수 없는 엄연한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 농협은 참석자들에게 “교육과 관련해 실비를 제공했으나 조합장 선거가 임박해 오해의 소지가 있고 일부 항의가 있어 분쟁을 방지하고자 단순 업무착오로 인한 실비지급을 환원해 주시기 바란다”는 안내문자를 발송하고 환수조치에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해당 농협 조합장은 “행사에 참여한 일부 대의원들이 수당 지급을 요청해 관계 직원에게 가능 여부를 확인 ‘교육행사로 회의수당 지급에 문제가 없다’라는 답변을 듣고 지급하게 된 것”이라며 “이번 행사와 관련해 선거와 관련한 특별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 말만 믿을 것이 아니라 사소한 오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특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해 첫날부터 교육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신 대의원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 조합장 선거는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후보자는 직무상·의례적 행위와 구호적·자선적 행위를 제외한 일체의 기부행위(금전, 물품 등)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11.25 14: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