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후보 후원회장’ 맡아 “윤 대통령 후보 때부터 국민의힘에 의문”…이준석 “정말이라면 엄청난 스캔들” 김용태 “김기현도 탈당 염두 두고 출마했냐”
앞서 신평 변호사는 2월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안철수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어찌 될 것인가. 경우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정계 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탈당하면) 국민의힘은 안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의 연합당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5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 등 정계 개편에서) 역량을 발휘하실 것으로 본다” “윤 대통령께서 후보 또는 이전 시절부터 ‘국민의힘에 과연 계속 몸을 담아야 하느냐’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고도 말했다.
신평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당대표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신 변호사가 김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안 후보에 대해 당대표로 뽑으면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발언한 것이다.
이에 이준석 전 대표와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5일 SNS를 통해 “(신 변호사가) 대통령이 대선후보와 그 전 시절부터 국민의힘을 탈당할 생각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정말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대선을 치렀다면 엄청난 스캔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신 변호사가 “김한길 전 대표(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를 통한 정계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이 분이 예고된 진실을 누설하는 건가, 아니면 망상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전날에는 김기현 후보에 대해 “신 변호사가 (후원회장) 사퇴를 거부한다면, 김 후보가 즉각 해촉해야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이 보여준 기술은 ‘사퇴해도 해임’ ‘광속 해촉’이었다. 신 변호사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도 “최근 ‘윤핵관’이나 멘토를 자처하는 신 변호사 같은 인물들이 윤 대통령을 한없이 가벼운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신 변호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밝혀 달라. 대선이 끝난 지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았다. 당원들에게 더 상처를 주지 말라”고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도 “자칭 대통령 정치 멘토, 윤핵관들이 조직적으로 밀고 있다는 김기현 후보 후원회장 신 변호사가 한 말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주기를 바란다”며 “당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거두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이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역시 “명백한 당원 모독”이라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께서는 윤리위든 당무감사위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기구를 동원해 김기현 후보 후원회장의 당원 모독 사태를 조사해 사실관계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김용태 후보는 김기현 후보에게도 “혹여 김기현 후보도 당대표가 되지 못하면 탈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며 “그렇지 않다면 김 후보는 신 변호사를 당장 해촉하고 당원들께 정중히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한편 논란이 이어지자 김기현 후보는 후원회장인 신 변호사의 일련의 발언에 대해 “신 변호사가 가진 개인적 판단인 것 같다”며 “각자가 자신이 가진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캠프 차원에서 말씀드린 건 아니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