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4위 불꽃 튀는 한일전 미리보기② ‘키 플레이어’

대한민국과 일본의 3~4위전에서 가장 빛날 태극전사는 누구일까. 먼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허리 진영의 두 축인 기성용(셀틱 FC)과 구자철(FC 아우크스부르크)이다. 두 개의 심장을 가졌다는 박지성(퀸즈파크 레인저스 FC)까지 놀라게 만든 구자철의 체력은 대한민국 팀 압박 축구의 정점을 보여줬다. 그만큼 체력 소진도 많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 전에서 구자철을 비교적 이른 시간에 교체해줘 체력 회복의 시간을 줬다. 기성용은 탁월한 경기 조율 능력과 함께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크게 기여했다. 이들 두 선수는 일본과의 3~4위전에서도 명불허전의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4강전에 결장한 박종우도 일본전엔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의 경기에 결장하며 체력을 회복한 박종우는 체력 부담이 큰 기성용을 도와 팀의 허리를 굳건히 할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지동원의 선발 출장 여부다. 예선 세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아스널)을 원톱에 두고 지동원을 후반 교체 출장시켰다. 다만 영국전에선 김보경(카디프 시티 FC) 대신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일본전 원톱 자리는 브라질 전 후반 교체 출장으로 체력을 회복한 박주영이 유력한 상황에서 측면 미드필더는 지동원과 김보경 가운데 한 명이 선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한 지동원은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지만 브라질 전에선 다소 아쉬운 슈팅이 많았다. 스위스 전에서 감각적인 결승골을 기록한 김보경은 다소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다.

공격진의 득점력이 빈약한 대한민국은 미드필더나 수비진에서 득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큰 경기에선 예상 외의 선수가 결승골을 넣으며 스타로 급부상하는 경우도 흔히 나온다. 이런 까닭에 가장 기대되는 키 플레이어는 바로 김보경이다.

물론 스위스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만큼 김보경이 결승골을 넣을 예상외의 선수는 아니다. 그렇지만 현재 김보경은 조별 예선이 끝난 뒤 컨디션 난조로 선발 출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다만 김보경의 영국전 결장이 컨디션 난조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대한민국과 영국의 8강전은 영국 웨일즈의 카디프시티에 위치한 밀레니엄스타디움이었다. 비록 김보경의 소속팀인 카디프 시티 FC의 홈구장은 아니지만 카디프 시티에 위치한 경기장인 터라 현지 관중의 대다수가 카디프 시티 FC의 팬이다. 아직 김보경은 카디프 시티 FC로 이적이 결정됐을 뿐 팀에 합류하지도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김보경이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웨일즈의 카디프 시티 팬들 앞에서 영국에 뼈저린 패배를 안기는 모습으로 첫인상을 남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홍명보 감독의 배려로 김보경이 선발출장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엔 다르다. 3~4위전 역시 웨일즈 카디프시티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일본전에 선발 출장할 경우 김보경은 처음으로 카디프 시티 FC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선보이게 된다. 상대팀이 영국이 아닌 만큼 부담감도 없다. 만약 김보경이 자신의 새 보금자리에서 멋진 활약을 선보인다면 이곳 홈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그만큼 김보경에겐 일본전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 경기다. 박지성이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기도 했던 김보경. 이런 까닭에 그를 일본과의 3~4위전에 숨겨진 키 플레이어로 손꼽을 수 있겠다.

신민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