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울산 대형종합병원서 ‘직장 내 괴롭힘’ 논란 불거져

병원과 피해자·전국노총 간 갈등 심화

[일요신문] 울산의 한 대형종합병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장기간 견디지 못한 피해 당사자가 언론사와 노동단체에 협조를 요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호소를 접수받은 전국노동조합총연맹이 피해자 지원에 나서자, 병원 측이 해당 단체의 사무총장을 고발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피해자 진단서. 사진=김기봉 기자

논란은 J 병원에 근무하던 A 계장이 2023년 9월 7일 고충처리위원회에 가해자인 약제팀장 B 씨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다고 신고를 하면서 비롯됐다.

사실관계에 대해경위서 작성을 요구받은 A 계장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항(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인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 등을 이용하여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에 의거 상급자인 약제팀장으로부터 부당한 대우와 업무범위를 넘어선 요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A 계장은 또 지속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지난 1월 15일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수면 개시 및 유지장애(불면증)’의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울산대병원 측은 진단서에서 “환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우울, 불안, 불면, 등 있어 상기진단명으로 치료 중인 환자로 향후 지속적인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A 계장은 전국노동조합총연맹(전국노총)에 J 병원 노조설립에 관한 상담도 의뢰했다. 전국노총은 A 계장을 만나 상급단체로서 해당 병원에 노동조합설립을 지원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뒤 교류를 하고 있던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J 병원 측은 A 계장에게 ‘경고장’을 계속 발송했다. 전국노총의 정성대 사무총장을 상대로는 울산남부경찰서에 업무방해혐의로 고소도 했다. 현재 전국노총은 병원 측을 ‘무고’로 맞고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J 병원 실무책임자는 “A 계장은 이곳에서 스스로가 직원들에게 믿음을 받지 못해서 노조설립도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런 게 보도될 만한 것인가”라는 입장도 전했다. 

김기봉 울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