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린스턴 교수 야쇼카 모디 교수의 ‘두 개의 인도’ 출간
저자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하고 미국 와튼스쿨 교수를 역임한 미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자 아쇼카 모디 교수다.
인도 14억 인구 가운데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10억 명.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6억 7000만 명이며 3억 3000만 명은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다.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46%는 여전히 농업에 종사한다.
이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모디 교수는 자신의 조국인 인도의 부패와 일자리 부족, 산업구조 개편 실패, 교육 문제 등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독립 이후 초대 총리가 된 자와할랄 네루는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화를 추진했다. 모디 교수는 “네루는 ‘사회주의적’이라는 애매한 대전제를 내세워 혼란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그로 인해 “노동집약적 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부족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못했다”고 일갈한다.
인도의 가장 큰 장점인 임금이 낮은 다수의 노동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고 모디 교수는 진단했다.
네루 총리의 딸로 아버지에 이어 총리에 오른 인디라 간디는 주요 산업과 은행을 국유화했다. 간디는 부패를 척결하지 못함으로써 인도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현재 집권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역시 디지털화, 경제 개혁을 통해 산업 발전을 모색했다. 하지만 농업 부문 문제를 개선하지 못했다. 대량 실업과 빈곤 문제를 악화시켰다. 급격한 화폐 개혁과 상품 및 서비스세의 불완전한 도입은 인도 경제를 혼란에 빠뜨렸다.
저자는 “인도의 경제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정치가 기능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도덕의 실패 때문”이라며 “모두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 공동의 발전을 중시하는 공공 윤리가 부재한 것”이라고 덤덤히 말한다. 누구나 자신이 속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피해자가 되기보단 다른 사람을 먼저 속이려는 경향이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다.
IT업계 최고 인재들을 배출하는 인도는 인프라를 소홀히 했다. 이에 대해 모디 교수는 “인도의 IT 보석은 밝게 빛났다. 그러나 빛나지 않는 인도는 어땠을까”라며 “그 인도에는 대다수의 인도인들이 살고 있었고 그들은 일자리가 어디서 올 것인지 궁금해했다”고 술회한다.
모디 교수는 ‘두 개의 인도’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우리가 인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그 애매함을 일정 부분 해소해준다. 저자는 책 전반에서 정치 부패, 일자리 부족, 여성 혐오를 인도 당면 과제로 꼽았다. 이는 한국 현실과도 흡사하다. ‘두 개의 인도’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보인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