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시 ‘레몬 동동 뜨는’ 사와 캔도 매진…마쓰야마 사장 “마음 흔드는 상품 만들자” 도전 강조

당시 아사히는 ‘대기업병’에 단단히 빠져 있었다. 마쓰야마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놀라움과 감동, 설렘이 필요한데, 회사 전체에서 도전 의식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상품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소조차 과거 인기 제품을 살짝 변형한 시제품을 내놓는 데 그쳤다. 이에 마쓰야마는 “전례만 답습하면 고객은 감동하지 않는다”며 “팔릴 만한 상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상품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도전하라”면서 “실수는 하지 말라”고 하면, 누구도 나설 리 없다. 마쓰야마는 실패 공포증을 깨기 위해 “빨리, 싸게, 지혜롭게 실패하자”라는 메시지를 조직에 던졌다. 실패를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삼자는 취지였다. 점차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직원들이 하나둘 늘어났고, 마침내 2021년 ‘아사히 생맥주캔’이라는 대히트 상품이 탄생했다.
생맥주캔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핵심이다. 캔 뚜껑 전체가 통째로 열리는 구조를 도입해, 뚜껑을 열면 풍성한 맥주 거품이 가득 올라온다. 이는 음식점에서 맥주잔으로 마시는 생맥주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이색적인 제품은 즉각 반향을 일으켰고, 해외 SNS에서도 “일본에 가면 꼭 마셔봐야 할 맥주”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당시 마케팅본부장이었던 마쓰야마는 “캔을 열었을 때 두근거렸다”며 제품에 대한 확신을 내비쳤다. 결국 개발팀과 경영진은 과감히 도전을 선택했고, 2021년 4월 ‘생맥주캔’이 정식 출시됐다. 알다시피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출시 후 누적 판매량은 7억 개를 돌파하며, 아사히를 대표하는 혁신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도전은 기존 제품에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 2022년 마쓰야마는 1987년 출시 이후 30년 넘게 아사히를 대표해온 ‘슈퍼드라이’의 전면 리뉴얼을 단행했다. 사내에선 ‘건드릴 수 없는 성역’으로 여겨지던 제품이었다. 오랫동안 소비자에게 사랑받아왔지만, 브랜드 파워는 점차 약해졌다. 마쓰야마는 “슈퍼드라이가 다시 성장하려면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효모는 유지하되 제조법을 재검토해 맛과 보디감을 강화했고, 특유의 실버 패키지에 로고의 시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손봤다. 쇄신한 슈퍼드라이가 매출을 견인하며, 2022년 아사히는 경쟁사 기린에 내줬던 ‘일본 맥주시장 1위’ 자리를 3년 만에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2024년 6월 출시한 ‘미래의 레몬사와’가 화제를 불러모았다. 캔을 열면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레몬 슬라이스가 탄산 거품과 함께 천천히 떠오르며 시각적인 재미를 더한다. 단순한 맛의 영역을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기존 사와 캔 제품의 상식을 뒤엎으며 ‘2024년 일본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잇따른 히트의 비결로는 ‘조직 문화의 전환’이 꼽힌다. 마쓰야마 사장은 “관리통제형 조직에서는 고객도, 사원도 설레는 상품이 탄생하지 않는다”며 “사원 각자가 개성을 살리면서도 고객의 시점에서 일하는 ‘자율분산형 조직’을 지향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히 “상품을 만들 때는 ‘고객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는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움 속에서 감동을 느낀다. 마쓰야마는 “이런 감동은 AI(인공지능) 계산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다”며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의식해야 진정한 이노베이션이 탄생한다”고 전했다. 요컨대 “막연히 전체를 만족시키려 하기보다, 사원이 친구나 가족 등 구체적인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 사람을 기쁘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할 때 진짜 감동을 주는 상품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 직원은 나이가 들어 예전처럼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된 아버지를 떠올리며 저알코올 음료를 제안했고, 해당 아이디어는 상품으로 개발됐다.

마쓰야마 사장은 “최근 맥주들은 한결같이 정말 맛있다. 단지 맛을 더 좋게 만든다고 소비자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며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과 기쁨을 실감하게 해주는 장치를 더할 때 시장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마음을 얼마나 깊이 움직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