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이란의 시민단체들은 이란 사회에 여성 비하적인 행위가 널려 있다고 강하게 정치권을 비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선과 함께 열린 카즈빈 시의원 선거 때문이다.
영국의 <데일리메일>과 <인디펜던트> 등 외신 매체들은 이란의 한 여성 시의원 당선자가 당선 무효 통보를 받았다는 뉴스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엉뚱하게도 이 여성 시의원 당선자의 당선 무효 까닭은 너무 예뻐서다.
건축학도 출신인 27세의 여성 니나 시아칼리 모라디는 지난 6월 1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카즈빈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득표수 1만 표로 카즈빈시 시의원 후보 163명 가운데 14위를 차지해 당선권에 들었다.
모라디 선거 포스터
모라디의 당선에 가장 반발한 것은 모라디로 인해 낙선한 다른 후보 들이다. 그들의 불평은 주로 “모라디는 단지 예쁜 외모와 젊음 때문에 표를 얻은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미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보수 정치인들이 모라디의 선거 포스터 사진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결국 카즈빈 시의장이 “우리 의회에 캣워크(패션쇼 모델의 워킹) 할 사람은 필요없다”며 의회 입성을 거부하고 나섰다.
결국 선거심의위원회는 모라디의 당선을 취소했다. 선거심의위원회의 공식 입장은 “모라디에게 후보 자격이 없으므로 당선 무효”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선거심의위원회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모라디에게 후보 자격이 없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의 국제 인권 캠페인 단체에 따르면 모라디의 당선 무효 결정은 이슬람 율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선거 포스터에서 모라디는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모라디 측은 “얼굴을 드러냈을 뿐 히잡을 썼으므로 불법 선거가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선거 포스터 속 모라디는 상당한 외모의 주인공이다. 그의 외모는 ‘예뻐서 당선 무효된 여성 정치인’으로 알려지면 전세계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가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닮았다는 얘기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