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나 성능이나 ‘구가의 서’ 이승기 차가 ‘원톱’
<구가의 서>에서 이승기가 탄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는 시판가 3억 2400만 원에 이른다. 아래는 <상속자들>에서 이민호가 모는 마세라티 올 뉴 콰트로포르테.
지난해 시청률 수위를 달렸던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도 억대의 자동차가 등장했다. 주인공 김도진(장동건 분)이 몰았던 ‘애마’ 베티는 벤츠 ML63 AMG 모델로 당시 가격이 1억 5000만 원대였고, ‘천상 한량’ 이정록(이종혁 분)이 탄 벤츠 SLS AMG 로드스터는 2억 7500만 원에 달했다. 역시 지난해 방영됐던 SBS 주말드라마 <바보엄마>에는 아우디 A8, A6 등이 협찬됐다. 아우디 A8은 당시 최저사양 가격이 1억 2500만 원에 이르던 고성능 세단이다.
만약 이들 슈퍼카들이 한 드라마에 등장해 한바탕 경주라도 벌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물론, 차종마다 엔진출력, 배기량 등 체급이 다른 셈이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 단순히 속도만 놓고 본다면 어떨까. 아마도 스피드의 대명사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가 일등을 차지할 듯하다. 가야르도 LP560-4가 최고속도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다다르는 시간)에서 다른 억대 자동차들을 앞서기 때문이다. 가야르도의 최고속도는 시속 325㎞, 가속성능을 나타내는 제로백은 3.4~3.7초 정도다.
람보르기니의 뒤를 바짝 따를 만한 차는 의외로 벤츠 SLS AMG 로드스터(최고속도 317㎞/h, 제로백 3.8초)다. 뒤이어 최고속도 307㎞/h의 마세라티 ‘올 뉴 콰트로포르테 V8’(제로백 4.7초),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스포츠 V8(최고속도 300㎞/h, 제로백 4.7~4.8초)가 달리고 벤츠 ML63 AMG(최고속도 250㎞/h, 제로백 5.0초)와 더 뉴 재규어 XJ(최고안전속도 250㎞/h, 제로백 4.9~6.4초), 아우디 A8(최고속도 250㎞/h, 제로백 6.1초) 등이 후미를 이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재규어의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차량 시판 가격 순서대로 스피드가 나오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 억대 자동차들이 ‘출연’한 드라마의 성적은 어떨까. 최종회 시청률 조사에선 벤츠 ML63 AMG의 <신사의 품격>이 23.5%로 1위,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의 <구가의 서>(19.5%)가 2위, 아우디 A8의 <바보엄마>(11.5%)가 3위, 재규어의 <사랑비>(5.9%)가 4위 격이다. 벤츠와 람보르기니가 활짝 웃었다면, 아우디는 미소를 띠고, 재규어는 울었을 흥행성적표다.
드라마에 차량을 제공한 자동차 브랜드들로서는 협찬 드라마의 시청률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시청률에 따라 PPL의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걸고 억대 슈퍼카를 제공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마세라티가 협찬한 <상속자들>이 앞으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