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수의 죽음 그 17년 후…
지난 2001년 영화 <친구>는 8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몰고 왔다. 이 한 편의 영화로 곽경택 감독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조폭 미화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근 곽 감독은 <친구2> 기자간담회에서 “친구들의 우정을 이야기하고 싶어 그것을 강하게 담는 과정에서 조직폭력배 설정이 들어갔다”며 “저에게 조직폭력배는 그저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영화는 전작의 비극적인 결말인 동수(장동건 분) 죽음의 비밀로부터 시작된다. 17년이 지난 후 과연 ‘그날’에는 무슨 일이 있었으며 누가 동수의 죽음을 지시한 것인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친구2>를 통해 풀리게 되는 것이다.
동수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한 준석(유오성 분)은 17년 만에 조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운 그는 2인자였던 은기(정호빈 분)가 장악한 조직 내에서 위협을 받고 울산으로 내려가 자신의 세력을 모으기 시작한다. 준석이 한물 간 두목이라면 여기에 젊은 세력인 성훈(김우빈 분)이 합류하면서 힘을 받는다.
피 끓는 젊은 시절에서 어느새 중년이 된 준석과 이제 막 세상을 향해 부딪치는 성훈, 그리고 조직을 만든 1대 세력인 철주(주진모 분)의 이야기가 오가며 3대를 아우르는 남자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여기에는 피로 이어진 ‘대 잇기’도 나타난다. 철주의 아들이 준석이고 죽은 동수의 아들이 성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출생은 과거 왕권이 계승됐던 것처럼 이들이 조직 내에서 중요한 세력이 되는 것에 적통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전설’로 남지 못한다. 남성들의 세계를 다룬 영화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인물들이 동수의 죽음에 매몰돼 전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 성훈은 그날의 일을 이겨내지 못하고 비틀거린다. 친구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는 준석도 여운은 남기지만 전설이 되지는 못했다.
<친구2>를 탄생시킨 곽 감독의 무게감 있는 연출력은 나무랄 데 없다. 이번에는 추억에 대한 묘사보다 남성들의 세계를 다룬 누아르 영화로 만들었다는 그의 말처럼 영화는 보는 내내 멋진 액션 신을 선보인다. 인물들이 동수에게 너무 집착하지 않았다면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지만. <친구2>는 11월 14일 개봉한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이 배우를 주목하라 - 조혜련 동생 조지환
카리스마 눈빛 ‘존재감’
배우 조지환은 지난 2003년 영화 <실미도>로 데뷔, <한반도>, <아이리스>, <시체가 돌아왔다> 등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후 2012년 영화 <미운 오리 새끼>에서 중대장 역을 맡으며 곽경택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배우보다는 방송인 조혜련의 막냇동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친구2> 촬영 당시인 지난 7월 한 프로그램에서 조혜련과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친구2>에서 유오성이 있는 조직의 일원으로 출연하는 조지환은 남성적인 외모와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존재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검은 정장을 한 조직원들 속 배우 조지환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듯하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카리스마 눈빛 ‘존재감’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