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지난 2012년 12월 13일에 벌어졌다. 인천에 사는 20대 여성 A 씨(여·23)는 결혼을 약속한 애인이 있었지만 당시 중국으로 출장을 떠나 있었다. 13일 오전 2시 A 씨는 중국에 있는 애인 대신 애인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집 근처 술집으로 나오도록 했다.
영화 <내 생애 최악의 남자> 스틸 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그렇게 만난 A 씨와 애인의 친구 B 씨(32)는 새벽 2시부터 오전 8시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A 씨의 집으로 자리를 옮긴 뒤 중국 음식을 시켜서 먹었다. 술에 취한 이들은 한 침대에 함께 누웠으며 결국 성관계를 가졌다.
결국 A 씨는 B 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으며 검찰은 A 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우선 성관계 직후 A 씨가 B 씨에게 ‘이럴 수 있냐?’며 항의했다는 점, A 씨가 B 씨 앞에서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일 벌어진 성폭행 사실을 털어 놓은 점 등을 바탕으로 B 씨에게 성폭행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기소했으며 재판 과정에서도 이 부분을 근거로 사법 처벌을 주장했다.
그렇지만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B 씨에게 먼저 연락해 아침까지 술을 마셨다는 점과 A 씨의 집에 온 뒤 B 씨 옆에 A 씨가 누웠다는 점 등을 놓고 볼 때 성관계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B 씨의 무죄를 선고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