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고 일찍 깨야 ‘보약’? 부엉이형 인간엔 ‘쥐약’!
영화 <매치 포인트> 스틸컷.
1. 적당한 술은 숙면에 도움이 될까?
그렇다. 일반적으로 레드와인을 비롯한 기타 다른 종류의 술을 마시면 긴장이 풀리고 몸이 이완된다. 이는 알코올로 인해서 수면을 방해하는 무거운 생각에서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적당한 양을 마실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 와인 한 잔 정도는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과음은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된다. 또한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가령 나이가 많은 사람들일수록 나이가 적은 사람들보다 얕은 잠을 자기 때문에 술을 마시고 잘 경우 밤에 깰 확률이 높아진다.
평소 깊은 잠을 자는 데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면 잠들기 전 와인 한 잔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취침 전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2. 창문을 열고 자면 잠이 더 잘 올까?
꼭 그렇진 않다. 보통 수면 전문가들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창문을 열거나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장점도 있고, 또 단점도 있다.
만일 침실이 작고 방안에서 여러 명이 함께 잘 경우에는 방안의 산소가 빨리 줄어들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두고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창문을 열고 잘 경우에는 외풍이 들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칫하면 감기에 걸리거나 기관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3. 쾌적한 침실 온도는?
적당한 침실 온도는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체온이 36℃로 얼마나 잘 유지되는가, 혹은 얼마나 추위에 민감한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내 온도가 너무 낮을 경우 우리 몸은 더욱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워진다. 반대로 실내 온도가 너무 높을 경우에는 너무 더워서 오히려 땀이 나게 된다. 이 경우 역시 숙면에 방해가 되긴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장 쾌적한 침실 온도는 15~18℃다.
4. 혼자 자는 게 좋을까, 둘이 자는 게 좋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 자는 게 더 편하다고 말한다. 혼자 자면 옆 사람의 뒤척임이나 코 고는 소리 때문에 한밤중에 잠에서 깰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혼자 자면 더 편안하고 조용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에 좋다.
하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혼자 자는 것보다 둘이 자는 것이 훨씬 더 좋다. 즉 정신 건강에는 둘이 자는 것이 더 이롭다는 이야기다. 특히 배우자와 함께 잘 때 더 숙면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5. 12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건강에 가장 좋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언제 잠자리에 드는 것이 가장 좋은지는 각자의 체내 시계, 즉 신체 리듬에 따라 결정된다. 많은 사람들의 경우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어야 숙면을 취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6. 반복적으로 악몽을 꾸면 어떻게 할까?
친한 사람에게 꿈 내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는 꿈 내용을 메모지에 적어본다. 그리고 위협적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곰곰이 생각해본 후 그 해결책을 적어본다. 이렇게 악몽을 곱씹어 보면 해결 방법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악몽이 반복돼서 일상생활에 방해가 된다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한다.
7. 한밤중에 잠에서 깨면 어떻게 다시 잠을 청할까?
밤새 양이 몇 마리인지 세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른바 ‘꿈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름답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추억을 다시 한 번 세세하게 되짚어본다. 가령 산책을 나갔을 때 걸었던 아름다웠던 길을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무슨 소리를 들었고, 무슨 냄새를 맡았으며, 또 무엇을 느꼈는지를 더듬어 본다.
혹시 일상의 어떤 고민들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침대 위에서 그 생각에 골똘히 잠길 것이 아니라 침실 밖으로 나와 다른 방으로 자리를 옮겨 고민을 한다. 가령 다른 방에 있는 의자에 앉아 가장 다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덜 급한 문제는 무엇인지 생각해본 후 모두 종이에 적어본다.
8. 몽유병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뭘까?
만일 누군가 몽유병으로 잠에서 깨서 서성인다면 부드럽게 말을 걸어야 한다. 강제로 침대로 끌어당길 경우에는 공격적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한 창문과 문은 반드시 닫고 자야 하며, 집안 열쇠는 안 보이는 곳에 숨겨 놓아야 한다. 최면치료(자기 암시)를 하면 몽유병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9. 몇 시간을 자야 건강에 좋을까?
‘피로가 풀렸다’ 혹은 ‘잘 잤다’고 느끼는 최적의 수면 시간은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은 6~8시간 정도 자는 것이 적당하다고 느낀다. 반면, 5시간만 자도 괜찮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8시간 이상을 자야 피로가 풀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프라이부르크의과대학의 수면의학과장인 디터 리만은 “한 연구에 따르면 6시간 미만, 또는 8시간 이상 잘 경우에는 수명이 짧아진다. 그리고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억지로 수면 시간을 더 짧게 혹은 더 길게 조정할 수는 없으므로 각자에게 맞는 적절한 수면 시간을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10. 아침형 인간은 따로 정해져 있을까?
그렇다. 아침형 인간(종달새형)인지 저녁형 인간(부엉이형)인지는 유전적으로 결정돼 있다. 저녁형 인간이 억지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고 하면 오히려 피로감만 쌓이게 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아침에 오히려 능률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11. 잠을 미리 몰아서 자두는 것이 가능할까?
아니다. 일이 몰리게 될 한 주를 예상해서 미리 며칠 전부터 잠을 푹 자는 것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틀을 꼬박 새기 위해서 한 번에 열여섯 시간을 몰아서 잠을 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몰아서 잔다고 해도 이틀을 새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12. 너무 많이 자면 오히려 피곤한 이유는 뭘까?
주말에 잠을 실컷 자고 일어났는데도 몸이 피곤하고 축 늘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스트레스 지수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주중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티졸 호르몬 수치가 상승한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우리 몸은 피곤함을 인지하지 못한다.
반면 장시간 잠을 자고 일어나면 코티졸 수치가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실제 몸이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