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현대차 쫓는 도요타 ‘불꽃 튀네’
가격 면에서 1억 5000만 원인 투싼ix에 비해 미라이의 가격은 723만 6000엔(약 6800만 원)으로 반값도 채 안 된다. 일본 내에서는 정부보조금 200만 엔이 지급돼 520만 엔(약 4900만 원)이면 이 차를 살 수 있다. 또한 도요타는 내년 말까지 일본 내에서 400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내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시장에서 3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투싼ix가 미국 67대, 유럽 45대 등 총 112대를 수출했고 국내엔 광주에 2대를 판 것과는 비교가 된다.
현대차는 이 같은 도요타의 공격에 대해 선발주자로서 실제 수소차를 운행한 결과를 반영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수소차로 반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유일하게 실제 도로 운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수소차 시장 선점 효과를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높인 신형 수소차 출시를 예정보다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번 도요타 미라이의 출시는 세계 친환경자동차 시장을 바꿔놓을 것이다.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에 이어 수소연료전지차(FCV)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이중 가장 친환경적인 차는 수소연료전지차(FCV)다. FCV는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통해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물 이외에 다른 배기가스는 나오지 않는다. 전기차가 전기 생성 때 탄소 배출을 하는 것과 비교해도 FCV는 훨씬 친환경적이다.
혼다는 당초 내년으로 예정했던 FCV 시장 진출 일정을 2016년 3월로 연기했다.
FCV는 충전 시간도 짧다. 전기차의 급속 충전시간이 30분 정도인데 이번 출시된 미라이는 5분 내외면 된다. 주행거리도 차이가 난다. 전기차가 1회 충전에 200㎞ 내외인 반면 미라이는 483㎞로 나타나 있다.
4인 세단으로 출시되는 도요타 미라이의 크기는 신형 캠리보다 전장이 4㎝, 전고는 6.5㎝ 더 높다. 보통의 4도어 중형 세단만한 차체인 셈이다. 최고 출력은 155마력, 제로백 9초다.
FCV는 경제적이기도 하다. 보통 수소 1㎏당 100㎞ 정도 주행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수소 시판 가격 ㎏당 1100엔(약 1만 원) 정도다. 하지만 다른 차들보다는 낫지만 전기차가 1만 원 정도의 전기충전 비용에 200㎞ 정도를 가는 것에 비하면 절반 정도 수준이다.
FCV의 가장 큰 숙제는 안전성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700기압의 수소탱크가 삽입됐다. 700기압의 뜻은 보통 평지 공기압의 700배라는 뜻이다. 그만큼 충격이 가해지면 폭발력이 강하다. 수소탱크는 탄소섬유를 수천 번 휘감아 제작하는데 현대차의 투산ix FCV는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두꺼운 강판을 수소탱크에 덧씌웠다. 또 위치도 자동차 트렁크로 밀었다.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충분한 수소 충전소가 없다는 것이다. 미라이 역시 수소충전소가 들어설 일본 도쿄, 시가, 치바현 등 8개 광역자치단체에서 판매된다.
지난 LA 오토쇼에서는 도요타 말고도 다른 자동차 업계의 수소연료전지차도 선보였다. 아우디는 스포츠 모델 A7 스포트백을 기반으로 한 수소연료전지차 A7 스포트백 h-트론 콰트로를 처음 공개하며 수소연료전지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우디의 수소차는 약 1㎏ 수소 연료로 100㎞ 달릴 수 있고,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면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하면 50㎞까지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다. 폴크스바겐은 연료전지차 ‘하이모션’을 선보였다.
한편 FCV 개발을 두고 도요타와 경쟁을 벌이던 혼다는 당초 내년으로 예정했던 일본 시장 출시를 오는 2016년 3월로 연기했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