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부터 가전까지 ‘혁신이 필요해’
2010년 58조 원대이던 매출은 이후 내리막을 걷다 지난해에야 58조 원에 턱걸이했다. 올해도 58조 원대가 유력하다. 순이익도 2010년 6000억 원대에서 7000억 원으로,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여기에 시장의 기대마저 크지 않는 게 주가 부진의 원인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지금까지 2위권 스마트폰 기업 중에 뒤처지지 않고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었지만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시장점유율이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하며 “가전, 에어컨, TV 사업이 주요 현금 창출원이지만 이 역시 정체국면에 진입한 지 오래여서 추가적인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매출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뭔가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만들면서 이익과 함께 매출을 늘려야 하는데, 평범하다 보니 시장상황이 조금 좋으면 제 값 받고 팔고, 시장이 위축되면 비용 들여 깎아 팔다 보니 경영실적이 계속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최근 지주사인 ㈜LG에서 LG전자 휴대폰 부문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조준호 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룹에서 손꼽히는 전략·영업통인 데다 구본무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거꾸로 보면 지금껏 LG전자의 부활을 이끌어 온 구본준 부회장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구광모 상무가 임원으로 승진한 부분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일단 임원 반열에 오른 이상 빠른 속도로 경영의 중심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구본무 회장도 1984년 상무가 된 이후 1년 단위로 전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불과 44세인 1989년에 그룹 부회장이 됐다. 구 상무가 빠른 속도로 승진하고 구 회장의 측근 경영진이 좋은 실적을 낼 경우, 구 부회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