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기 교수의 저서 <생각 여행>은 ‘인간이 진정 인간답기 위해 생각해봐야 할 30가지 화두’를 제시하고 동서고금의 방대한 근거를 바탕으로 나름의 사유를 개진한다.
‘인간답다’는 다른 동물에게는 없는 인간 고유의 ‘이성’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생각하고 살고 있다고 인정하지만, 신동기 교수는 습관적 생각에 젖어 있거나 아예 생각이 굳어버린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 구절을 대부분 알고 있지만 ‘정말 인간이 원수를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저자 신 교수는 성경과 그리스로마신화, 동양고전을 두루 살피면서 어쩌면 ‘원수 사랑’은 정직한 법제도나 신에게 맡길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는 견해를 밝힌다.
또한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아큐파이 월스트리트(Occupy Wall street)’ 시위를 보며 단순히 ‘과욕은 나쁜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기보다, 과욕의 반대편에 위치한 ‘과태’로까지 생각을 확장해간다. 이어 과욕과 과태가 인간 이기주의라는 속성을 공유하는데도, 과욕은 사회적 제도로 묶고 과태는 각 개인의 도덕성과 자율에 맡기는 이중적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생각 여행>은 사람 차별, 흡연, 요행심리, 행복, 고독, 변화, 희망, 자유 등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기 쉬운 ‘인간’ 관련 이슈들을 ‘생각의 장’으로 불러 과거 동서양의 유명 철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기도 하고, 성경과 코란, 불경에서는 이 주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고 분해하고 재조립하며 생각의 나래를 펼친다.
<생각 여행> 신동기 지음. 티빙포인트. 정가 1만 4000원. 348쪽.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