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대학교 음대에 다니며 룸살롱 여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던 이경란씨(가명/24). 지난 11월23일 오전 2시께 그녀는 잠을 깨우는 전화벨 소리를 들었다. “차가 막혀 있어 뒷차를 빼지 못한다”는 전화였다. 비몽사몽간에 주차장으로 내려간 이씨는 이곳에서 우연히 ‘도환’을 만났다.
몇 마디 안부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곧 헤어졌다. 10분쯤 후에 전화벨이 다시 울렸다. 좀전에 집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도환의 전화. 괜찮다면 라면이나 하나 끓여달라는 애교섞인 부탁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안 되겠고, 다음에 오면 끓여주겠다”며 별 생각없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씨는 이날의 만남을 우연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는 강연과 종선이 미리 짜놓은 각본에 의한 ‘필연’이었다. 강연과 종선은 이날 이씨와 우연히 마주치는 것으로 가장해 그녀의 집으로 들어간 뒤 범행을 벌이려고 했다. 도환은 다름아닌 종선의 가명.
하지만 주차장에서의 만남에서는 종선이 우물쭈물하는 바람에 시기를 놓쳤고, 이어 라면을 핑계로 재차 집으로 들어가려 시도했지만 이씨의 거절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튿날에도 강연과 종선은 이씨의 집을 찾아갔지만 이 때에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함께 있어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BMW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강남의 빌라에 거주하고 있던 것이 빌미가 돼 피의자들에게 포착됐던 이씨. 뒤늦게 경찰을 통해 자신의 남자친구의 친한 후배 ‘도환’이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씨를 상대로 범행을 벌이기 전에도 속칭 ‘청량리 588’에서 일하던 윤락녀 ‘수지’라는 여성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그녀의 전화번호를 입수한 뒤 이동통신사 직원과 아파트 관리실 직원을 사칭해가며 주소를 알아내려 했지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그녀가 전화를 끊어 버리는 바람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본인 ‘하나코’ 역시 범행직전 이사를 가지 않았더라면 피해를 입을 뻔한 케이스였다. 이들 세 명의 여성은 피의자들의 어설픈 시도 덕분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되돌아 온 셈이었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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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3 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