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유흥업소에서 춤추는 러시아 무희.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
나이트클럽의 무희도 대부분 인터걸들의 차지이고,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서도 인터걸들의 화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한국 남성들을 녹여내던 인터걸들이 최근 들어 인터넷에까지 활동반경을 넓힌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원 손아무개씨(33)는 최근 S인터넷 채팅을 통해 러시아 여성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심심해 방을 만들어놓고 기다리는 데, 귓속말이 하나 오더군요. 러시아 여성과 2시간 동안 즐기는 데 20만원이라는 내용이었죠. 잠깐 고민하다 전화통화를 한 후 만났습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승합차에서 내려 돈을 받은 뒤, 러시아 여자를 소개해주고 사라졌습니다. 근처 모텔에서 러시아 여성과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2시간이 지나자 그 남자에게서 다시 연락이 오더군요. 말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손씨가 경험한 사례처럼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매개로 한 러시아 여성들의 매매춘 행위는 최근 들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즐겨 이용하는 유명 채팅 사이트에는 어김없이 러시아 여성을 소개해주는 이른바 ‘인터걸 삐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젊은 남성들에게 조심스럽게 러시아 여성과의 매매춘을 알선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에 ‘ㄹㄱ만남’(러시아 걸과의 만남) 등의 이름으로 방을 개설해놓고 남성들을 유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러시아 여성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네티즌들 사이에 은밀히 확산되면서 네티즌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10여 차례 러시아 여성과 만남을 가졌다는 김아무개씨(32)는 “10시 이후에 S, B 등 채팅 사이트에 방을 만들면 1시간 이내에 쪽지가 날아온다”고 실상을 전했다.
김씨는 “요즘에는 한국어나 영어가 가능한지, 몸매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뒤 만남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통한 러시아 여성들의 매매춘 행위가 이처럼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위 인터걸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된 것과 관련이 있다.
경찰은 지난 연말 국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외국 여성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즉, 예술흥행비자(E6)로 들어온 외국 여성의 수가 지난해에만 무려 6천여 명에 이르고, 이들 대부분이 유흥업소에 종사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인터걸의 최대 수입국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자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게 된 것.
당국의 단속이 강화돼 인터걸들의 영업행위가 여의치 않자 상대적으로 단속이 소홀한 인터넷 매매춘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찰은 국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인터걸의 수가 1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소규모 매니지먼트(기획사)에 소속돼 있는데, 매니지먼트사들은 이들의 입국부터 업소활동 등 모든 생활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매니지먼트사들이 인터넷 매매춘을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귀띔.
이들은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남성들을 유혹한 뒤, 약속장소까지 러시아 여성을 태워다주고, 화대를 챙긴 뒤, 다시 러시아 여성을 숙소까지 태워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업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한 러시아 여성 출장 매매춘을 알선하고 있는 것.
이들 업자들은 현재 강남 및 이태원, 강서구 일대 등을 주 영업무대로 삼고 있다. 또 수원 등지의 경기도 일대에서도 최근 들어 이 같은 매매춘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강남에서 6명의 러시아여성을 데리고 있다는 한 매니저는 “현재 인터걸 시장은 포화상태다. 러시아 등지에서 여성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1명당 평균 1백만원 정도의 돈이 지불되고, 또 체류기간이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이기 때문에 무작정 놀릴 수만은 없다”고 전했다.
경찰도 인터넷을 이용한 인터걸 매매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인터걸은 국제문제로 부각됐기 때문에 강력 대처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하지만 업자들의 접근방식이 워낙 교묘해서 적발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한 인터걸 매매춘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경우 불법 체류자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점이다. 즉, 허가를 받아 유흥업소에 근무하는 여성과 달리 불법 체류자의 경우 당국의 보건검사의 영역을 벗어나 있기 때문에 에이즈 등 치명적인 질병을 확산시킬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한국의 밤무대를 장악한 인터걸이 이제는 사이버세상까지 진출, 한국 남성들을 향락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이고 있다. 안순모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