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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자신의 친구에게 성폭행 당하자 이를 비관한 남편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전남 완도군 K면이라는 한 작은 마을. 이 사건의 자초지종은 이렇다.
지난 5월22일 K면에 살고 있던 김경희씨(가명·25)는 자정을 넘어가고 있던 시계 바늘을 보며 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이 인간이 어디서 또 누구랑…’.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김씨의 남편 정동훈씨(가명·31)는 며칠째 집을 비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속을 끓이고 있던 김씨.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참고 있던 그녀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남편과 가장 친한 친구 이홍민씨(가명·31)였다. “경희씨, 내가 동훈이 외도 문제로 할 말이 좀 있는데…”.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외도’라는 단어에 귀가 번쩍 뜨인 김씨. 그러나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긴 뒤였다. ‘이 늦은 시간에 외간 남자를 만나러 가는 게 괜찮을까’하며 고민하던 김씨는 시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시어머니 역시 어린 며느리가 밤늦게 외출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아들의 ‘가출’ 사연이 궁금했던 터라 며느리의 외출을 허락했다. 상대가 평소에도 자주 집으로 놀러와 식사를 함께 할 정도로 남편의 친한 친구였기에 마음이 놓였던 것도 사실.
시어머니의 허락을 받은 김씨는 한달음에 약속 장소인 완도읍 간척지 농로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먼저 도착한 이씨가 승용차를 세워둔 채 기다리고 있었다. “타세요.” 짧은 인사를 건넨 이씨는 그녀를 태우고는 어디론가 차를 몰기 시작했다. 이윽고 한적한 곳에 이르자 이씨는 차를 세웠다.
아무리 남편의 친구라지만 외간 남자를, 그것도 낯선 곳에서 만난다는 사실이 왠지 김씨에게는 찜찜했다. 게다가 이씨는 정작 기다렸던 남편의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은 채 옆자리에서 애꿎은 캔맥주만 연거푸 마셔대고 있었다.
그런 이씨 옆에서 애써 태연한 척 캔맥주를 받아들고 있던 그녀의 가슴 속에 차츰 불안감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저, 그만 집에 돌아가봐야 할 것 같은데요. 시어머니도 걱정하시고…” 이럴 바엔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김씨는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씨는 “술에 취해 운전을 못할 것 같으니 잠시 쉬었다 가자”며 아예 차량 시트를 한껏 뒤로 제끼며 김씨에게 추근대기 시작했다. “아악.” 문제의 차량에서 젊은 여자의 다급한 비명이 울려 퍼진 것은 바로 그때였다. 술기운 탓이었는지 갑작스럽게 야수로 돌변한 이씨가 자신의 친구 부인인 김씨를 성폭행한 것.
공교롭게도 이 사건은 김씨의 남편 정씨가 곧바로 알게 된다. 자신의 부인 김씨를 성폭행한 이씨가 승용차로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주는 광경을 목격한 것. 공교롭게도 이날 김씨가 이씨를 만나러 나간 사이 남편 정씨가 돌아온 것.
집요하게 부인을 추궁한 정씨는 부인이 자신을 찾아 나섰다가 친구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정씨는 속상한 마음에 젊은 아내에게 “왜 그 시간에 여자가 집을 나가 그런 일을 당하느냐”고 화를 냈지만 부질없는 짓. 해결책을 찾던 부부는 지난 6월 초 전남 해남경찰서에 이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피고소인 이씨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면서 복잡해졌다. 경찰에서 그가 “고민하는 김씨를 만나 위로해준 것은 사실이었지만 성폭행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
이렇게되자 부인이 치욕스러운 일을 당했음에도 불구, 이씨의 범행을 입증할 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자 정씨가 선택한 것은 자살. 결국 지난 6월23일 정씨는 자신의 집 비닐하우스에서 “잘 있어라. 나는 먼저 갈테니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 그리고 형사님, 범인은 꼭 잡아서 처벌해주세요”라는 내용의 두 장짜리 유서를 남겨놓은 채 스스로 목을 매고 말았다.
죽음으로 억울함을 호소했기 때문일까. 정씨가 자살한 뒤 이 사건은 지난 9일 정씨의 주소지 관할인 전남 완도경찰서로 이관했고, 경찰은 지난 14일 이씨를 구속했다.
현재 경찰은 “여러 가지 정황상 이씨가 김씨를 성폭행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인 김씨의 진술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태. 완도경찰서 관계자는 “만약 성폭행당한 것이 아니라면 남편이 유서에서까지 억울함을 호소했겠느냐”고 말했다.
[사건2]
13세 여중생이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아버지 친구와 평소 알고 지내던 선배들에게 잇따라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여중생 A양(13)을 성폭행한 혐의로 A양 아버지(43)의 친구 김아무개씨(43)를 구속했다. 또 A양의 동네 선배 박아무개(18), 윤아무개군(18) 등 두 명도 같은 혐의로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양 아버지의 친구 김씨는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A양을 성폭행했다는 것. 김씨는 또 이에 앞서 지난 2000년 8월 광주 북구 금곡동에 있는 A양의 집에 찾아가 A양이 혼자 집에 있는 사이 “아버지는 어디 갔느냐”며 찾아가 성추행하는 등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A양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A양의 선배 윤씨는 지난 5월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만난 A양을 산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나 윤씨에 대해서는 성추행 혐의만 인정돼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A양은 또 전남지방청 기동수사대에 이번 사건과 별개의 혐의로 이미 구속된 선배 박군에게도 성폭행당한 것으로 경찰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자신이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게 두려워 최근까지도 신고를 미루다 이 같은 일을 계속 당해왔던 것으로 밝혀져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은 학교 성적이나 성격 등 모든 면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여중생이었다”며 “다만 어렸을 때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은 뒤 아버지에게 혼났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신고를 꺼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