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끼리 똘똘 노래방 패싸움
서울 응암동에서는 설날 시댁을 찾지 않았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 서로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손아무개씨(41)와 김아무개씨(40) 부부가 나란히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 손씨는 30일 오후 아내 김씨에게 “친정만 가고 왜 시댁에는 내려가지 않느냐”고 화를 내며 말싸움을 벌이다 급기야 서로 주먹까지 오고 갔다는 것. 손씨에게 맞아 김씨의 이가 흔들리고 일곱 살 난 아들도 뺨을 맞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동네 주민들이 신고했으며 다행히 이들은 경찰에 연행됐다 훈방 귀가 조치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종교적인 이유로 차례를 거부하는 것이 가정폭력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서울북부경찰서는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민아무개씨(46)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씨는 차례를 지내러 갔다 아내가 종교적인 문제로 차례를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문을 열어주지 않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건으로 발전하지는 않더라도 설 연휴 중 빚어진 갈등으로 이혼하는 부부도 많다.
‘경인일보’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에서는 설 연휴가 끝나고 문을 연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무려 50쌍의 부부가 판사 앞에서 이혼했다는 것. 이는 지난해 추석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9월20일 하루 동안 한꺼번에 55쌍이 이혼, 법원이 생긴 이래 최고 기록을 낸 데 이어 두번째 기록이라고 한다.
“명절만 되면 으레 별의별 사건이 다 접수되는데 조사를 하는 우리도 어이없을 때가 많습니다.” 설 연휴 중 노래방에서 친척들이 패를 이뤄 다른 방 손님들과 집단 싸움을 벌이다 불구속 입건된 사건을 취재하는 도중 서울 마포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친척들과 함께 노래방에 갔던 A씨는 중간에 혼자 나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다. 이때 화장실에 들른 B씨는 5분을 기다려도 안에서 사람이 나오지 않자 술김에 욕설을 했다. 이에 격분한 A씨와 B씨의 싸움이 시작됐고 처음에는 싸움을 말리던 A씨의 친척들이 B씨의 친구들과 5대 5의 패싸움으로 발전해 버렸다. 영화 ‘가문의 영광’이 재현된 순간이었다.
명절을 앞두고 임신한 장애인 아내와 아들을 위해 할인점에서 식료품과 장난감 등을 훔친 ‘딱한 절도범’에게는 선처가 내려지기도 했다.
군산경찰서는 지난 26일, 21일부터 5차례에 걸쳐 우족과 장난감, 출산용품 등을 훔친 김아무개씨(41)를 불구속 입건했다. 죄는 인정되지만 조사중에 드러난 김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피해자측이 양해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실직한 뒤 일정한 수입이 없던 김씨는 출산을 앞둔 지체 장애자 아내와 여덟 살 난 아들을 둔 가장이었다. 설을 앞두고 가족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었던 김씨는 ‘딱 한번 만’이란 생각으로 먹을 것과 장난감 등을 훔쳤다. 그러나 한번 시작한 절도는 쉽게 그만둘 수가 없었고 결국 그 중 일부를 반품해 현금을 마련하려다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를 입었지만 아무 조건 없이 합의를 해주었던 할인마트 측은 이후 김씨 집에 라면과 쌀 등을 보내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양하나 프리랜서 hana01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