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도 돈 앞에선 ‘친구 아이가’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폭력조직은 부산 칠성파, 경남 용원파, 경남 양포파, 전남 순천 중앙파 등 4개 폭력조직 조직원 및 추종세력으로 지역주의의 벽을 뛰어넘어 영호남 연합조직을 결성한 게 특징이다. 수사기관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조직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영호남의 아우르는 연대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사기도박을 특정 지역에서 계속할 경우 얼굴이 알려져 곤란하다는 특수성에다 경찰의 단속으로 사기도박판 개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영호남 폭력조직이 생존하려고 의기투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영호남 4개 조직의 조직원 및 추종세력 16명은 지난해 3월 경남 진주시 M 모텔에 모여 사기도박단을 결성했다. 이번 연합 조직은 용원파 부두목 조 아무개 씨(37)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기도박 수익금에 대해 해당지역 조직과 원정 조직이 7 대 3으로 나눈다는 분배 원칙까지 정했다. 사기도박으로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는 만큼 분쟁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들은 각 지역별 조직의 연락원을 1명씩 두고 지역 재력가를 비롯한 범행대상을 물색한 뒤 사기도박 기술자인 일명 ‘선수’와 조직원을 보내 사기도박판을 벌이거나 도박사실을 경찰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지난해 7월 25일 오후 1시30분께 전남 순천시 M 모텔에서 현지 전남 중앙파 조직원이 유인한 인테리어업자 도 아무개 씨(40) 등 2명에게 특수렌즈를 비롯한 사기도박 장비를 보여주며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유인, 사기도박을 하게 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때 미리 짜고 대기 중인 다른 조직 폭력배들이 현장을 급습, “경찰에 도박사실을 알리겠다”며 도 씨를 협박하고 폭행해 1500만 원을 빼앗기도 했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16차례에 걸쳐 1억 원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상준 국제신문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