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범행 생각만 해도 아찔”
“수사기법을 일일이 밝힐 수는 없지만 수사 방향을 정확히 맞춘 것이 유효했다. 강력반 형사들은 발품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타고난 직감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헛다리 짚으면 끝이다. 강 씨는 무척 영리한 두뇌를 갖고 있었으며 여성스러운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잔혹하고 과감한 범행을 저질러온 인물이다. 당시 검거되지 않았더라면 강 씨가 추가로 범행을 계속했을 것이고 적잖은 피해자가 생겨났을 것이다. 얼마나 아찔한 일인가.”
“미제사건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는 김 과장이 그간 이뤄낸 실적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 2002년에는 조폭 검거 실적 전국 2위로 특진을 했으며, 지난해 실시한 ‘강·절도범 검거 50일 작전’ 기간에는 피의자 30명을 구속시켜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정확한 판단력과 끈질긴 범인 추적, 철저한 현장 확인으로 국민은행 권총강도사건을 47시간 만에 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재는 강력수사팀을 총지휘하는 임무를 맡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뛰고 싶은 욕구에 시달린다는 김 과장. 그가 강력반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김 과장은 주저없이 ‘가족의 힘’을 꼽았다.
“강력반 형사는 육체적으로도 고달프고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없다면 견디기 힘들다. 야근을 밥먹듯 하는 남편을 위해 잔소리 한 번 안 하고 속옷과 음식을 날라준 아내, 매일 피곤에 지쳐 허덕거리는 경찰 아버지를 존경하고 이해해준 세 아이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