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나란히 누워 나누는 엄마와 아이의 대화는 친밀감을 높여줄 뿐 아니라 아이의 마음속 이야기나 숨겨진 스트레스를 읽어내는 효과가 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속상한 일은 없었는지 등을 물어보며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이 잠자리 대화의 기본이다. 아이는 부모가 내 마음을 공감해준다는 사실만으로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아이 스스로 하루를 정리할 수 있게 돕고, 내일은 어떤 일을 하겠다는 계획이나 다짐, 기대 등도 갖게 해준다. 만약 아이가 대답을 꺼리거나 우물쭈물한다면 “엄마는 ○○가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려고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드느라 힘들었어. 그런데 ○○가 잘 먹어서 정말 기뻤단다”라고 엄마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야기를 나눌 때는 누운 아이를 안아주거나 다독여줄 것. 엄마의 따뜻한 스킨십을 통해 안정감과 위안을 느낄 뿐 아니라 대화 효과도 높일 수 있다.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들려주면 좋은 말
“엄마가 오늘 화를 내서 미안해”
만약 오늘 아이에게 욱하는 마음에 화를 냈거나 아이의 마음을 몰라줬다면 아이에게 사과를 건네자. “오늘 엄마가 네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해. 네가 동생이랑 싸우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어”라고 엄마가 왜 화가 났는지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줄 것. 아이는 엄마가 먼저 자신에게 사과하고 잘못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엄마에 대한 섭섭한 감정이 사라지고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엄마에 대한 신뢰도 더욱 두터워진다.
“내일 하고 싶은 게 뭐야? 내일 엄마랑 뭐 할까?”
아이는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잠자리에서도 마찬가지. 그러니 엄마가 한숨을 쉬며 내일을 걱정하는 모습 대신, 내일 할 일이나 일어날 일에 대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내일 유치원 방과 후 학습 하는 날이네. 내일 축구 시간에는 어떤 활동을 할까? 네가 좋아하는 놀이를 했으면 좋겠다”, “내일 미술놀이 시간이 있네. 너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더 재밌겠다”라는 말로 아이가 재밌고 즐거워할 만한 일을 찾아 다음 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도와줄 것. 또한 “엄마가 내일 저녁에는 주먹밥을 별 모양으로 만들어줄게”, “내일은 엄마랑 네가 좋아하는 쿠키를 만들어보자” 같은 아이에게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제안하는 것도 좋다.
“만약에 네가 또봇이라면 뭐 하고 싶어?”
잠들기 전 아이가 좋아할 만한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자. “네가 또봇이라면 악당을 어떻게 물리칠 거야?” 같이 아이가 좋아하는 인물이나 캐릭터, 그림책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이때 엄마는 아이의 말에 “정말? 진짜?”, “맞아, 그렇구나. 대단하다” 하고 맞장구를 쳐주자. 아이는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어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상상력과 표현력을 기를 수 있고, 엄마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통해 인정받는다는 느낌도 얻는다. “폴리는 신호를 굉장히 잘 지키잖아. 빨간불에는 절대 길을 건너지 않는대. 너도 그렇지?” 하고 캐릭터의 장점이나 배울 점을 통해 아이의 긍정적인 대답을 끌어내도 좋다.
“엄마는 너의 이런 점을 칭찬해주고 싶어”
“아까 동생이 과자를 더 먹고 싶어 할 때 한 개 나눠줬잖아. 엄마는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 “낮에 그림 그리다 망쳤는데 다시 그리려고 노력했잖아. 그런 네가 정말 훌륭해 보였단다”라고 아이가 잘한 점을 칭찬해주자. 단, 평가의 의미를 담은 ‘잘했다’는 칭찬보다 아이가 노력하거나 열심히 한 부분을 짚어 칭찬해주는 게 좋다. 아이의 자신감을 높여 더욱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게 한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오늘 하루 동안 잘한 것을 찾아 말해보게도 하자. 자신이 잘한 점, 강점을 찾아내며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오늘 엄마는 OO가 엄마 말을 잘 들어서 참 감사했어. 넌 어떤 게 감사했어?”
“엄마는 우리 딸 손을 잡고 잘 수 있어서 감사해”, “오늘 우리 가족 모두 함께 잠들 수 있어서 감사해”, “오늘 밤에 하얀 눈이 내려 감사해” 식으로 아이와 함께 오늘 하루 동안 감사한 일을 3가지씩 말해보자.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과정은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행복감과 만족감을 높여준다.
“엄마는 오늘 이래서 속상했어. 너는 오늘 어땠어?”
“오늘 엄마는 회사 동료가 엄마 부탁을 안 들어줘서 속상했어. 내일은 그 친구한테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겠어. 아마 이유가 있겠지? 너는 오늘 어땠어?” 오늘 하루 속상했던 일을 주제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자. 엄마가 함께 공감하고 위로해줌으로써 아이의 속상했던 마음이 풀어지고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감정에 관한 대화는 아이가 표현하기 쉽지 않으므로 엄마가 먼저 대화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엄마도 속상할 수 있고 속상한 마음을 솔직히 말해도 된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용기를 얻는다. 아이들이 속상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는 친구가 놀리거나 때렸을 때, 누군가에게 무시당했을 때, 상대가 약속을 안 지켰을 때 등이다. 그러니 아이가 경험한 것과 비슷한 예를 들어 이야기하면 더 쉽게 공감한다. 만약 아이가 말하는 걸 꺼린다면 “오늘 점심때 네가 싫어하는 반찬은 안 나왔어?”, “오늘은 친구가 장난감 안 뺏었어? 사이좋게 놀았어?” 식으로 아이의 평소 고민을 넌지시 물어봐도 좋다.
Tip 잠자리 대화 마무리는 이렇게!
대화의 마지막 말은 아이의 가슴에 새겨지며 다음 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엄마 아빠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넌 마음을 솔직하게 잘 표현하는구나. 정말 멋져”, “너와 이야기를 나눠서 엄마는 정말 좋았어”, “엄마는 너랑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아” 식으로 마무리하자. “잘 자, 좋은 꿈 꿔”라는 말도 잊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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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김은혜 기자 / 사진 이주현 / 모델 엘리필드(4살)/ 일러스트 경소영 도움말 이임숙(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의상협찬 모이몰른(02-517-0071) 소품협찬 패블러스구스 by 스타일리티(www.styliti.com), 아이스크림페어리 by 리틀하트(www.little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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