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부친 묘에 갔을까”
87년 경찰에 투신한 금중규 형사(47·경사)는 오랜 강력반 생활을 거친 만큼 갖가지 사건사고들에 대한 숱한 뒷얘기들을 갖고 있다. 이 사건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적인 수사를 진행한 금 형사의 노련한 수사기법이 돋보인 사건이었다.
현재 금 형사가 근무하고 있는 정남파출소는 과거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4차 이 아무개 양 사건의 수사본부가 차려졌던 곳.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화성경찰서 형사들에게는 여전히 ‘살인의 악몽’이 꿈틀대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강력반의 추억들을 풀어내던 금 형사는 강 씨 사건과 관련해 사건 해결의 기쁨보다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핏줄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었지만 강 씨와 김 씨의 관계는 여느 모자와 다를 바 없었으며 평소 이렇다 할 큰 다툼도 없었다고 해요. 김 씨 자신도 무척 후회하더라고요. 아, ‘왜 하필 아버지 묘 옆에 (강 씨 시신을) 묻었냐’고 물었더니 고개만 숙이고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 나름대로 판단컨대 어머니를 죽인 데 대한 죄의식과 미안함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