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상 공개 전 온라인서 피의자 사진 확산…2차 가해성 댓글에 유명 변호사 “외모로 사람 판단 말아야”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을 이유로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으나, 장윤기 본인이 이에 동의하지 않아 관련 법에 따라 5일간의 유예기간을 둔 뒤 공개했다.
다만, 장윤기의 신상정보는 이미 유튜브와 SNS,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진 상태였다. 5월 9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장윤기의 얼굴로 추정되는 사진 여러 장과 함께 그의 이름과 나이 등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일부 누리꾼은 해당 사진을 두고 "잘생겼다", "훈남", "멀쩡하게 생겨서 왜 그랬나" 등의 외모 평가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
JTBC ‘사건반장’ 등에 따르면 피해 여고생 A 양의 유족은 이 같은 피의자 외모 칭찬 발언을 보고 "마음 아프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를 희화화하는 이 같은 외모 품평이 살인 사건 피해자 측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이버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전담반을 꾸린 광주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조롱이나 인격 모독 표현, 추측성 게시물과 댓글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20대 남성 2명을 숨지게 하는 등 다수의 남성에게 약물을 건넨 '강북 모텔 연쇄 살인' 피의자 김소영(20)의 SNS 사진이 공개됐을 당시에도 그를 향한 외모 품평이 논란이 된 적 있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얼굴이 예쁜 건 맞다", "(김소영이) 타주는 약 먹고 싶다", "(피해자들이) 넘어갈 만했다" 등의 2차 가해성 댓글들이 무차별적으로 올라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중들의 외모 평가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이를 온라인에 글로 쓰는 행위는 다르다"면서 "'잘생겼으니까, 이쁘니까 용서해라' 등의 일부 '선 넘는' 댓글들이 나오는데 문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나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논평할 가치가 없는 댓글에 관심을 주면 안 된다"고 평가했다.
이지훈 법무법인 로앤모어 대표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아는 변호사'에서 장윤기의 외모와 관련된 댓글들을 언급하면서 "인간의 등급은 얼굴로 평가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자꾸 사람의 등급을 얼굴이나 조건으로 따지는 사람들이 꼭 사기를 당한다. 얼굴만 호감이면 그냥 믿는 것이지 않나. 댓글 보면 예비 피해자들이 줄을 섰다"고 지적했다.
또 수사기관이 아닌 개인이 유튜브나 SNS 등에 타인의 얼굴 사진을 게시해 비난을 유도하는 것 자체가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의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귀가하던 A 양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A 양의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다른 고등학생 B 군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함께 받고 있다. A 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고, B 군은 목과 손 등을 다쳐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장윤기는 범행 전 자신을 스토킹 가해자로 신고한 베트남 국적 여성에게 불만을 품어 흉기를 소지한 채 배회하던 중 A 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4일 오전 그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