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행-섹스까지 풀코스‘환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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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필리핀 원정 성매매 혐의로 구속된 김 아무개 씨(45)가 그동안 불티나게 팔았던 상품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필리핀 현지에 유흥시설을 차려놓고 이 같은 패키지 상품을 판매해 왔다고 한다. 고객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120명의 필리핀 현지여성 중에서 함께할 파트너를 직접 골랐으며 하루 15만 원씩만 더 내면 ‘풀코스 서비스’라는 특별한 상품을 즐길 수도 있었다. 김 씨의 상품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말고도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 같은 해외원정 성매매를 하는 이들이 또 있다고 한다. 현지에 동업자까지 두고 술집과 수영장이 딸린 호화별장 등 유흥시설을 차려놓고 벌여온 필리핀 해외원정 성매매의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충북지방경찰청 외사계가 김 씨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지난 2008년 초. 인터넷 카페 등지에서 해외여행을 가장한 성매매 알선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고 추적 끝에 해외 골프 여행과 성매매를 결합한 신종 패키지 상품 소개글을 올린 카페 운영자 김 씨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가 이 카페를 개설한 시점은 상당히 오래 전이라고 한다. 김 씨는 작은 건설업체를 운영해 왔는데 애초엔 순수한 목적에서 해외여행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해외여행사업과 건설업을 겸업하려는 의도로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고 초기엔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점차 돈이 되는 것을 찾다보니 결국 여행상품에 성매매를 끼워 넣게 됐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섭다고 했던가. 성매매 투어로 돈 맛을 보게 된 김 씨는 본격적인 성매매 투어를 하려면 현지에 안정적인 공급책을 둬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사람이 필리핀 현지 사업가 박 아무개 씨(40)다. 박 씨가 필리핀 현지에 성매매를 하는 고급 유흥주점을 차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안 김 씨는 그에게 4억 원의 돈을 투자했고 이 둘은 이때부터 성매매 사업 ‘동업자’가 된다. 박 씨는 현지에서 영업을 하고 김 씨는 박 씨에게 손님을 끌어다 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2006년 5월부터 필리핀의 한 지역에 수영장이 있는 별장과 함께 술집, 마사지숍, 골프장 등의 종합 유흥시설을 차려 놓고 현지여성을 120명이나 고용, 최근까지 한국남성들과의 성매매를 알선해왔다고 한다.
김 씨는 인터넷 카페 인물사진 코너에 박 씨가 필리핀 현지에서 고용한 여성 120명의 사진을 올려놓고 고객이 직접 성매매 상대를 고를 수 있게 했다. 경비는 3박4일의 여행와 골프 비용, 숙박비, 화대 등을 합쳐 130만 원 안팎. 이 금액은 골프여행을 다니며 해외에서 흥청망청 돈을 뿌리는 남성들에게는 비싼 것이 아니었다. 김 씨의 이런 패키지 상품은 금방 입소문이 났다.
김 씨가 내건 일명 ‘풀코스 서비스’라는 상품도 화제가 됐다고 한다. 이것은 패키지 상품 가격에 하루에 15만 원씩을 더 내면 3박4일 내내 현지 여성과 함께 지낼 수 있게 한 상품이다. 이 상품을 구매하면 여성과 함께 골프를 치건 하루 종일 방에 있건 순전히 매수자의 맘대로였다고. 물론 제반 비용은 선불이었고 현지에서는 따로 드는 비용이 전혀 없게 해 거래도 깔끔하게 유지했다고 한다.
이렇게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김 씨의 카페는 금세 소문이 났다. 소문이 나면 손님이 몰리지만 반대로 경찰에 걸릴 위험은 더 높아지는 법. 김 씨는 경찰 첩보에 걸려 지난달 13일 결국 검거됐고 김 씨의 대박 사업도 막을 내렸다.
이번에 성매수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모두 34명. 거주지가 전국 각지에 골고루 퍼져있는 것으로 보아 김 씨 카페를 통한 해외원정 성매매는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으며 앞으로 조사를 해야 할 사람이 더 많다고 밝혔다.
이번에 입건된 사람들은 30~50대의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이지만 대학생 3명 등 20대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들은 보통 3~4명씩 단체로 원정 성매매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는데 개중에는 두세 번씩 이용한 사람도 있었고 함께 지냈던 현지여성의 나체사진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담당 형사는 “김 씨의 계좌를 추적해 돈을 입금한 사람을 알아내더라도 단순히 그 사실만 가지고는 성매매 사실을 입증할 수 없어 입건하기가 쉽지 않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표했다. 하지만 끝까지 추적해 성매매범을 잡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씨와 함께 동업을 했던 필리핀 현지인 박 씨도 현재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 아무개 씨(37) 등 11명도 김 씨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는데 이 씨 등은 2006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 술집에서 중국 여성들과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해외원정 성매매 여행은 생각보다 널리 퍼져있는 것 같다”며 “김 씨처럼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해외원정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람이 상당수 파악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