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기억도 나지 않는 어릴 적 경험이 현재 내 인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누구와 연애하든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헤어진다거나, 주변 큰소리에 심장이 벌렁거리고 느닷없이 화가 난다거나, 직장상사에게 결재를 맡을 때마다 가슴이 조여드는 느낌이 드는 등 까닭 모를 일들이 반복된다면, 어릴 적 부모와의 관계로 인한 마음속 흉터 자국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태어난 직후부터 시작되는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에 따라 자기 자신과 타인,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과 기대치가 형성되고, 이 애착 관계가 두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쳐 평생 지속되는 ‘의식, 무의식적 자국’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심리>는 존 볼비가 창시한 애착이론과 뇌과학에 기반해 오랜 과거의 경험이 성인이 된 현재 어떤 식으로 우리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 불안정애착으로 인한 잘못된 자아감과 핵심 신념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애착 유형은 어릴 때 부모가 우리 욕구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해 주었는지에 따라 안정애착과 불안정양가애착, 불안정회피애착 및 비조직적 혼란애착 4가지로 나뉜다.
양육자가 우리와 얼마나 공감했는지, 우리의 정서적 불안을 얼마나 잘 회복시켰는지 등등 애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다.
핵심은, 애착 관계에 따른 무의식적 반응을 의식적 대응으로 바꾸는 것이다. 즉 이유 모를 불안과 타인에 대한 불신, 무의식적인 방어기제 사용, 반복되는 자기 파괴적 행동 패턴을 인지하고 그 원인을 찾아 그릇된 믿음과 왜곡된 현실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주 곤란을 겪거나, 감정 조절이 안 돼서 사소한 일에도 쉽게 욱하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멈칫해서 기회를 날리곤 한다면 이 책에서 그 원인을 찾고 더 나은 인생을 위한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티핑포인트. 1만 3800원. 308쪽.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