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AP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대한항공 승무원 김도희 씨는 이날 미국 뉴욕주 퀸즈 상급법원에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 사유는 폭언, 폭행 및 모욕 혐의다. 김 씨는 법원에 낸 소장에서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자신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를 대리하는 웨인스테인 로펌과 코브레 앤 킴 로펌 측은 “당시 밝혀진 증거는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이 김 씨를 모욕하고 수치심을 유발해 피해를 줬다”며 “이는 절제되지 않은 조 전 부사장의 오만함과 특권의식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인 측은 “한국 법원은 이미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형사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으며, 뉴욕 법원도 김 씨의 경력과 평판, 정신적인 피해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소송까지 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김 씨가 소송 없이 조현아 전 부사장 및 대한항공과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원했지만, 대한항공 측에서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는데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대한항공은 “아직 소장을 받지 않아 언급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 김 씨는 오는 18일까지 병가를 낸 상태다.
앞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5일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에 탑승해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온 김 씨의 서비스 방식이 매뉴얼과 다르다며 이륙 직전의 비행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리고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박창진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과정에서 김 씨와 박 사무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폭언과 욕설,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김 씨는 지난 2월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오성우)에서 열린 조 전 부사장의 공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조 전 부사장 측이 대학교수 자리를 주겠다며 회유를 시도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현재 복역하며 항소한 상태다.
한편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은 박창진 사무장으로부터도 추가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박 사무장은 오는 3월 10일까지 병가를 연장한 상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