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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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영화에서는 야구단이란 실존사실에, 단원들과 그들 사이의 관계와 갈등이란 허구로 재미를 보탰다고 한다. 명필름의 박소영씨는 “실존한 야구단을 다뤘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닌 만큼 영화적 구성에 충실했다. 그렇기 때문에 YMCA 야구단이 있던 사실을 굳이 허구가 아니라 진짜라고 관객들을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또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화성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살인의 추억>. 전작 <플란다스의 개>로 주목받은 봉준호 감독이 만든다고 하여 과연 어떤 스타일의 영화가 만들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작 영화는 살인사건이 일어난 배경인 화성에서 찍고 있지 않다. 10년 동안 화성이 도시화되는 등 예전 시골의 모습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하는 화성시민들의 반대도 촬영 장소를 바꾸는데 한몫했다. 3년 전 씨랜드 화재참사와 그 해 군수가 뇌물 수뢰로 구속된 사건, 매향리 사격장 문제 등 늘 시끄러웠던 화성군 입장에서는 더 이상 거론되는 것조차 달갑지 않을 것이다.
▲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 제작발표회 | ||
화성시는 제작사에 공문을 보내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말아 달라’는 요구를 했고 어쩔 수 없이 제작사측은 ‘꼭 사건현장이라야 리얼리티가 사는 것이 아니다. 분위기가 비슷한 게 중요하다’며 전남 장성을 촬영지로 잡았다. 제작사 ‘사이더스’의 손복희씨는 “실화를 모티브로 해서 화제성이 있지만 힘든 점도 그만큼 많다. 미결로 남아있는 사건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라 매우 조심스럽다. 범인을 잡을 실마리를 제시하기보다는 형사들이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6월 개봉한 <챔피언>은 82년 WBA라이트급 세계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레이 맨시니에게 도전해 14회 KO패 당한 뒤 나흘 만에 숨진 비운의 복서 김득구의 생애를 영화화한 것이다. ‘뇌사’와 ‘장기이식’이란 생소한 단어를 전파한 역할을 한 것이나, 숨질 당시 약혼녀가 임신중이었던 것, 어머니마저 끝내 극약을 마시고 자살한 것 등 삶 자체가 너무나 드라마틱했다. 곽경택 감독이 이중 어떤 쪽에 무게를 두고 만들 것인가 몹시 고민했다는 후문이 있다. 곽 감독의 전작 <친구> 역시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과 친구들 이야기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었다.
<진실게임>은 지난 95년 인기가수 김성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모티브로 만든 것이다. 영화에서는 팬클럽의 열성회원에 혐의를 두고 전개했는데, 실제 사건도 김성재의 여자친구가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용의자로 지목된 그녀는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고 얼마 전 결혼했다는 후문이 들렸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사건들을 영화화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홍보 효과가 있다. 그러나 홍보 효과만큼 흥행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다.
현직 대통령인 김대중이 납치되었던 사건을 영화화한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