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필리핀의 카지노에서 외화를 탕진한 뒤 검찰에 적발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황기순은 이제 “도박의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호하게 말한다.“변명밖에는 안 되겠지만 제가 술도 잘 못하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기껏해야 운동밖에 없어요. 그 당시 스트레스는 쌓이고 (도박의 유혹에) 한 번 빠지게 되니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깊이 발을 담그게 됐는데, 원래 도박이라는 게 그래요. 깊이 빠져도 본인은 못 느껴요. 저도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유혹을 안 받아요. 문상을 가거나 경조사 때 사람들이 모이면 흔히 하는 고스톱 있잖아요. 그것도 절대 안 해요.”
그 일 이후에 황기순은 “스스로 적응이 안 돼서 힘들었다”고 한다. 일과 대인관계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것은 8∼9개월 뒤의 일이다.“(도박의 유혹에 빠져 있는 연예인을 보면) 물론 충고도 합니다.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는 ‘그러지 말라’고 말리기도 하고 후배들은 조용히 불러서 충고도 해주지만 별 소용이 없어요. 그 사람들은 그것을 오락이라고 생각하거든요.”현재 경인방송의 <최양락 코미디쇼>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2000년 8월과 올해 장애인들을 위한 ‘전국토 대행진’을 추진해 52대의 휠체어와 1천만원을 모금, 복지시설에 기증했다. “남을 위해 뭔가 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는 그는 앞으로도 1년에 한 번씩 이 모금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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