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이 발생하면 증상은 고열과 두통, 오한 등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목이 뻣뻣해지는 경직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감기나 독감 정도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많은데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뇌수막염은 염증 자체보다는 다양한 합병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간질이라 불리는 뇌전증도 뇌수막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병증 중 하나다. 실제 뇌염이나 뇌수막염 이후 경련이 발생하는 환자들도 종종 있다. 소아의 경우 뇌의 회복력이 왕성해 무난한 치료 경과를 보이는 반면 성인의 경우는 치료 경과가 난치로 빠지게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뇌수막염은 원인에 따라 크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나뉘는데 뇌전증을 일으키는 뇌수막염은 주로 세균 감염에 해당한다. 통계적으로 이러한 감염으로 인한 발작이 발생 확률은 6~8% 정도이며 중추신경계의 감염 이후에 후유증으로 인해 발작이 발생하는 경우도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감염에 따른 발작의 형태는 전신성보다는 주로 국소성 발작이다. 통상 감염 이후 후 5년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발작이 재발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뇌수막염과 연관된 뇌전증의 장기적인 진행과정이나 예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연구 결과가 없는 실정이다.
염증에 수반되는 뇌전증은 통상 뇌전증을 집중적으로 치료하기보다는 염증을 다스림으로써 뇌전증이 치료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염증과 뇌전증이 함께 수반되는 경우라면 이런 치료법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이미 염증이 수반된 이후 후유증으로 경련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는 뇌에 기질적인 문제가 발생한 이후기 때문에 뇌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뇌전증이 발생하게 돼 문제가 될 수 있다.
동서융합병원 김문주 원장은 “뇌의 손상은 빠르게 복구될수록 치료가 용이하고 이후 신경학적인 후유증도 덜 남게 되는데 이런 뇌전증의 발생에 항경련제를 투여한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악화될 수도 있다”며 “뇌염이나 뇌수막염 후유증으로 발생한 소아뇌전증은 한방치료가 대안일 수 있으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경련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다만 기질적 손상이 원인이 되는 뇌전증은 탕약 치료만으로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질적 처방에 적중률이 높은 탕약을 처방하되 침 치료를 병행해 호전되는 결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