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북서부에 위치한 사가현은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로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다. 사가현의 가카라시마는 백제 무령왕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인들이 고대의 역사를 정리한 `일본서기`에 따르면 백제 개로왕의 동생이자 무령왕의 아버지인 곤지가 동성왕의 명을 받고 일본으로 가던 중 부인이 아이를 낳아 백제로 돌려보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아이가 바로 무령왕이다. 무령왕의 본명인 ‘사마(斯麻)’가 일본어로 섬을 뜻하는 ‘시마(島)’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 가카라시마에는 무령왕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무령왕 축제도 개최된다.
일본과 한국의 역사적인 인연은 도자기에서도 나타난다. 임진왜란 당시 도기를 만드는 기술만 가지고 있던 일본은 자기를 만들기 위해 조선에서 도공을 데리고 가게 됐다. 조선 도공이었던 이삼평은 아리타에서 도자기의 원료인 도석을 발견하고 일본 최초의 백자를 만들었으며 아리타는 현재까지도 도자기 도시로 유명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한 임진왜란 출병 기지인 나고야 성터에 있는 사가현립 나고야성 박물관에서는 한반도 민족의 아픔을 엿볼 수 있다. 임진왜란을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고 반성의 의미에서 일본 열도와 한반도와의 교류사를 테마로 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의 교류를 나타내는 약 220점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사가현에는 이 외에도 역사가 깃든 장소가 많다. 특히 현 내에는 뛰어난 수질로 유명한 크고 작은 온천들이 많은데 그 중 다케오 온천은 1300년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유명하다. 다케오 온천의 심볼인 주홍색의 누문이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712년에 쓰여진 `히젠 국풍토기`라는 책에도 기록되어 있는 우레시노 온천 역시 류마티스 신경통 및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온천이다.
한편 사가현은 티웨이항공의 직항(인천~사가/80분 소요)을 이용하거나 후쿠오카 공항 및 하카다항을 거쳐 방문할 수 있으며 사가현 내에서는 사가공항과 우레시노, 다케오, JR하카타역을 잇는 쿠루쿠루 셔틀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더불어 365일 24시간 이용 가능한 다국어 콜센터와 관광 어플 ‘DOGAN SHITATO’을 통해 사가현 관광과 맛집, 숙박, 교통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