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왜 내 친구랑 친구야? “민증 까!”
방송관계자들은 기본적으로 이태임의 잘못이 크다는 입장이다. 예원이 약간의 반말을 하는 등 어느 정도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할지라도 이태임이 너무 심한 욕설을 했다는 부분이 지적받고 있는 것. 물론 힘겨운 촬영으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다소 지나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당시 상황을 담은 촬영 영상이 공개되면서 예원 역시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다. 애초 예원이 반말을 해 순간적으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는 이태임의 주장에 예원 측은 “반말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렇지만 공개된 동영상에는 이태임이 예원의 표현을 반말로 받아들일 만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방송관계자들은 예원 측이 이태임 욕설 논란 당시 다소 안일하게 대처하면서 화를 자초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연예계에선 이보다 훨씬 무섭게 후배들의 군기를 잡는 연예인들이 많다. 대표적인 경우는 여가수 A다. 엄청난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유명한 그는 후배 가수들이 인사를 잘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후배의 예를 갖추지 않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호통을 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A를 따르고 친하게 지내는 후배 가수들이 대다수지만 그들 역시 데뷔 초기엔 A를 엄청나게 무서워한 시기를 거쳤다.
특히 유명한 A의 일화는 소위 ‘방송국 자판기 사건’이다. 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방송국을 찾아 방송국 복도를 걷던 A는 한 후배 여가수가 자신을 본체만체 하고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 선배들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고 눈 밖에 나 있던 여가수였다. 데뷔와 동시에 큰 인기를 얻은 터라 한창 인기에 도취돼 있던 시절이기도 하다. A는 바로 그 자리에서 그 여가수를 불러 세웠다. 그리곤 30분 넘게 몰아붙였다.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방송국 복도에 위치한 음료수 자판기 바로 옆이었다. A가 그 여가수를 혼내는 모습이 무서워 구경은커녕 모두 자리를 피할 정도였다고 하는데 해당 방송국 PD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당연히 상황을 파악한 그 여가수의 매니저가 달려왔지만 그 역시 단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가수들 사이의 선후배 기강을 잡는 과정에 매니저가 개입하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A가 욕설을 하거나 폭행을 가하는 등 지나친 처사를 보였다면 문제는 심각해졌을 수 있다. 다소 인격을 비하하는 발언은 있었지만 정당하게 선배가 후배를 혼내는 수준을 벗어나진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이 목격했음에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은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윤다훈, 김정균.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시비를 종종 목격했다고 한다. 역삼동 소재의 룸살롱 사장의 증언이다.
“술자리에서 연예인들이 나이 문제로 시비가 붙어 말싸움을 벌이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우리 가게에서도 그런 시비가 붙어 말리느라 고생한 경험이 있다. 대부분 결국은 ‘민증을 까고’(주민등록증을 서로 확인하고) 마무리됐는데 누군가가 끝까지 민증을 까지 않으면 싸움이 커진다. 대부분 나이를 속인 쪽이 민증을 까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 복잡한 것은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닌 주위까지 연루된 상황이다. 사실 사회에선 한두 살은 친구로 지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로 인해 관계가 꼬이는 것이다. 몇 년 전 우리 가게에서 연예인 B가 동료 연예인을 몇몇 불러 생일 파티를 했다. 그런데 B가 평소 형이라고 알고 지냈고 실제 형이라고 부르던 동료 연예인 C가 온 게 화근이었다. C가 B에겐 형으로 지냈지만 B와 동갑인 다른 연예인들하곤 친구로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C가 B에겐 형으로 불리고 B의 친구들하곤 친구로 지낸다는 사실이 그 술자리에서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취한 C는 계속 한번 형이면 계속 형이라며 B를 살살 약 올렸다. 이에 역시 취한 B가 격분하면서 생일파티는 어그러졌고 다행히 다른 연예인들이 말려 주먹다짐까지 가진 않았다. 나중에 건네 들은 얘기론 이후 B와 C가 친구로 지내며 더 각별하게 지낸다고 한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