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노동자 공동주택 ‘미쓰비시 줄사택’. 사진제공=인천 부평구.
[일요신문]인천시 부평구(구청장 홍미영)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40억 원을 투입, 흉물로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노동자 공동주택 ‘미쓰비시 줄사택’ 90여 세대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부평구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의 첫 사업에 부평2동 줄사택이 최종 선정됨에 따라 후속 행정절차를 세웠다.
부평구가 ‘지속가능도시 부평’을 목표로 장기간 추진해 온 줄사택 개발사업 지구는 노인들과 사회 소외층들이 주로 거주해 그동안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행히 지역발전위원회와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실시한 공모에 부평구가 제출한 프로젝트가 뽑히면서 국비 32억을 지원받게 돼 개선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여기에 구비 5억6천만 원, 시비 2억4천만 원을 더 보태게 된다.
이 곳에는 노후불량주택 87호가 남아 있는데 상당수가 무허가거나 공·폐가로 방치돼 민원 대상이 돼 왔다.
부평구는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빈집과 폐가 등을 매입, 공동화장실, 빨래방, 공동작업장 등을 건립해 열악한 기반시설을 정비할 방침이다. 또한 마을공동체 육성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기본적인 생활여건을 개선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주민협의체 구성을 통해 주민 스스로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재생사업이란 특징이 있다.
부평2동 줄사택은 대한민국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940년초 일제는 대동아전쟁 관련 군사무기제조를 목적으로 부평에 일본 육군 조병창 확장공사를 계획하고 민가를 강제 철거한 뒤 부품 하청업체인 미쓰비시 군수공장을 조성했다.
이곳에 종사한 노동자들의 숙소를 대규모로 건립한 곳이 ‘미쓰비시 줄사택’으로 공동주택이 줄지어 있다고 해서 이렇게 불려왔다. 70여년의 아픔을 간직한 채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 위험을 등에 짊어지고 생활해 오고 있다.
구 관계자는 “아픔의 역사를 안고 있는 이곳에 체계적인 사업을 벌여 구민 삶의 애환을 보듬어 주는 방향으로 생활여건 개선을 벌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