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자녀가 명석한 두뇌를 지닌 ‘똑 소리’ 나는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그렇지만 ‘두뇌 발달’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까다롭게 여겨지는 게 사실. 스위스의 교육심리학자 피아제는 두 돌이 될 때까지 아이는 자신의 감각, 즉 만지고 빨고 보고 듣는 걸 통해 세상에 대한 지식을 쌓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 시기에는 아이의 경험과 부모의 스킨십이 두뇌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값비싼 장난감이나 교재 없이도 아이의 성장 발달 단계에 맞춰 엄마가 얼마든지 두뇌를 자극하는 놀이를 해줄 수 있다.
0~6months
타고난 반사 반응을 보이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 감각운동과 관련된 뇌의 피질에서 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며, 감각을 통해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을 확인하고 배워나간다. 오감 자극으로 뇌의 시냅스들이 정교하게 연결망을 만들어가므로 이를 적절히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엎드려 두기
아이를 엎드리게 하면 귓속의 전정기관이 자극을 받아 신체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를 엎드려 눕힌 상태로 엄마는 손에 힘을 빼고 손끝으로 아이의 목부터 척추 방향을 따라 허리까지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이때 중지에만 아주 살짝 힘을 주는 게 요령. 처음에는 아이가 바닥에 이마를 찧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아직 머리를 젖히는 동작에 불과할 테지만 반복하다 보면 등 근육이 발달해 목을 가누는 시기가 빨라진다.
움직이는 물체 눈으로 좇기
아이가 팔을 뻗으면 닿는 거리에서 딸랑이 소리를 들려줘 직접 잡아보게 유도하자. 고개를 움직여 목을 가누고 물체에 초점을 맞추며 시력 발달도 도와준다.
엄마 새끼손가락 쥐게 하기
아이에게 손은 중요한 수집 기관으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얻은 정보는 뇌로 전달한다. 아이가 단단히 쥘 수 있는 굵기와 크기의 물체를 쥐어주며 반사 능력을 단련시키자. 쉬운 예로 아이가 다섯 손가락으로 엄마의 새끼손가락을 쥐게 하는 것. 양손을 번갈아 쥐게 해 좌우 동일하게 손힘을 길러주자.
풍선으로 다리 자극하기
다리와 발은 어릴 때부터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발과 발가락이 유연해야 몸의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다. 이 시기 아이는 똑바로 누워 공중에 떠 있는 풍선을 손발로 차는 것을 좋아하므로 아이가 풍선을 ‘통통~’ 찰 수 있게 해주자. 스스로 기어오르고 걸을 때 필요한 무릎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다.
사랑스럽게 어루만지기
기저귀를 갈 때나 옷을 갈아입힐 때 아이 몸 구석구석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말을 걸어보자. 엄마가 아이를 만지면 뇌에 자극을 주어 신경세포가 발달한다. 단, 생후 3개월까지는 뇌세포가 연결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과하게 만지거나 주무르는 것은 금물.
양손 자유롭게 놀기
엎드린 자세는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어 신경회로를 자극한다. 아이가 손으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담요를 돌돌 말아 팔 아래에 받쳐주자. 근육과 팔다리를 골고루 사용하며 뇌에 균형적인 자극을 준다.
팔다리를 좌우로 균등하게 움직이면 근육운동을 관장하는 운동전령이 발달한다. 아이가 기려고 할 때 아이 발바닥에 손을 대주면 밀고 차는 동작을 익힐 수 있는데, 이때 ‘하나 둘’ 구령을 붙여 가며 아이가 몸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할 것.
장난감으로 시선 끌기
아이를 눕혀놓고 소리 나는 장난감을 멀리서부터 천천히 아이의 눈 앞 30~40cm까지 가져가 소리를 들려주면 대뇌의 시각령이 발달한다. 특히 0~3개월은 신경세포 회로가 점점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색깔이 또렷한 물체를 보여줄 것.
7~12months
오감과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는 시기. 생후 8개월 무렵부터는 인지 및 정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두엽 활동이 증가한다. 눈앞의 어떤 물건이나 사람이 잠깐 안 보여도 그대로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대상영속성’ 개념이 생겨 까꿍놀이를 반복하면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된다.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 만큼 다양한 손놀이로 좌·우뇌를 골고루 발달시키자.
손수레 놀이
공을 이용하면 어깨, 팔, 손을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 아이를 엎드리게 한 다음 엄마가 엉덩이를 붙들고 들어 올려 손으로 바닥을 짚게 한 뒤 스스로 이동하게 하자. 팔 힘이 부족할 경우 작은 공을 아이 배 밑에 깔고 앞뒤로 굴려주면 차츰 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양손 부딪치기
두 손의 힘을 조절해 블록을 부딪혀 리듬감을 길러주자. 손 움직임을 제어해 리듬감과 소리 내는 법을 익히는 놀이로, 엄마가 먼저 시범을 보이면 아이의 거울 뉴런이 작용해 엄마의 행동을 흉내 내게 된다. 놀이에 익숙해지면 플라스틱 컵이나 냄비 뚜껑 등을 쥐어줘 소재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난다는 걸 알려주자.
블록 끼워 넣기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면 손끝을 야무지게 만드는 훈련을 시도하자. 도형 맞추기 장난감을 이용해 크기, 형태가 다른 것을 분류하며 뇌의 지적 능력이 자극받게 된다. 아이가 블록을 잘 끼워 맞추면 “딱 들어갔네!”라며 크게 호응해줄 것.
바닥에 굴린 공 줍기
공이 도달하는 지점을 눈으로 따라가는 ‘추시’는 목을 많이 쓰지 않고 안구의 움직임만으로 공을 따라가는 놀이다. 아이가 안정적으로 앉을 수 있게 되면 이 놀이를 해보자. 이를 통해 예측 능력을 키우고 공을 주고받으며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
블록 쌓기
아직은 블록을 높게 쌓는 것이 어려운 시기이므로 처음엔 엄마가 쌓은 블록을 아이가 무너뜨리게 하고, 그다음 쌓는 시범을 보여주며 아이가 따라할 수 있게 한다. 블록을 쌓으며 손 기능을 익히고, 크기와 무게의 균형을 잡는 법을 알아나간다.
높은 곳 올라가기
아이가 여기저기 기어 다니며 감각 자극과 근력, 시력이 발달한다. 아이 앞에 폭신한 쿠션을 장애물로 놓아두고 올라가보게 하자. 바닥이 아닌 다른 공간을 통해 공간 지각력을 길러준다.
터널 탐험 놀이
종이 박스로 만든 터널이나 의자, 낮은 테이블 맞은편에서 아이를 불러 통과하게 유도하는 놀이. 기어 다니기에 한층 능숙해지며 허리와 팔다리의 근육도 튼튼해진다. 기는 데 익숙해지면 같이 술래잡기를 해도 좋다.
비행기태우기
아이 몸을 바로 세워 옆구리를 양손으로 단단히 잡고 시선을 맞춘 채 높이 올려 놀아주자. 이때 귓속의 세반고리관과 전정낭이 자극을 받으면 몸의 자세와 눈 위치가 안정되어 있는지 살피려 들며 평형감각이 발달한다. 단, 무서워하지 않을 정도의 높이와 속도를 유지할 것.
13~24months
언어를 관장하는 뇌의 영역이 발달하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뿐 아니라 자신만의 표현력도 좋아지는 시기. 아이가 새로운 것을 탐구할 수 있도록 호기심을 유발하는 놀이가 적당하다.
선 따라 걷기
바닥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끈을 놓고 선을 따라 똑바로 걷게 해보자. 선 옆을 따라 걷거나, 게처럼 옆으로 걷기, 선 밟지 않으며 걷는 연습을 해도 좋다.
쪼그려 앉기
다리를 구부린 채 상체를 지탱하려면 하반신과 상반신 간의 안정된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균형 감각을 익힐 수 있는 놀이로 처음에는 엄마가 아이의 양손을 잡고 앉았다 일어설 수 있게 하면서 균형감각을 익혀 줄 것. 휘청거리더라도 다리 힘으로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도록 도와주자.
숨기 놀이
아이가 술래가 되고 엄마가 먼저 숨어보자. 18개월 미만이라면 약간 보이게 숨고, 그 이상은 보이지 않게 숨을 것. 숨었다가 찾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과 대상영속성을 기를 수 있다. 엄마를 찾아내면 기뻐하며 격려해주자.
힘껏 공 던지기
바르게 서서 팔을 위로 뻗어 공을 멀리 던져보게 하자. 공 던지는 동작을 통해 손에서 공을 놓을 때를 결정하는 시간 감각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던진 공을 엄마에게 주워달라고 하는 행동은 운동 기능은 물론 사회성도 발달시킨다.
그림책 보기
뭐든 눈으로 본 것처럼 느끼며 시각화 발달이 왕성한 시기. 친숙한 동물과 물건이 그려진 그림카드를 보며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책을 읽어주고 그림책을 보여주며 쉬운 단어부터 단계적으로 알려주자.
종이 찢기
아이의 감정을 발산시키는 놀이로 눈과 손의 협응력과 손힘 조절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아이가 양손을 골고루 사용하도록 도와줄 것. 종이를 찢을 때 나는 소리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자. 찢어놓은 종이를 도화지에 붙여 콜라주 작품을 만들어도 좋다.
동물 흉내 내기
아이에게 고양이, 개, 말, 쥐 등의 동물 중 하나를 고르게 한 뒤 해당 동물 소리를 내며 각기 다른 속도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하자. 움직였다 멈추기를 반복하며 리듬 감각을 기르고, 여러 동물을 관찰하고 흉내를 내며 시각화 능력이 발달한다.
우유팩 블록 놀이
우유팩으로 만든 블록으로 쌓고 무너트리는 놀이를 즐겨보자. 손 운동을 통해 소근육이 발달된다. 또한 멀리 던져 골인시키기, 우유팩 굴리기를 하면서 인과 관계를 배우고 집중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
25~36months
신체 발달은 정서 발달과 직결되는데 만 3세는 뇌 부위의 발달이 거의 완성되어 몸놀림이 더욱 날렵해진다. 대근육 발달뿐 아니라 손끝의 미세한 동작까지 섬세해져 그림 그리기, 카드 뒤집기, 손바닥으로 두드리기 등 손을 이용한 여러 가지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림·낱말 카드 맞히기
그림카드를 뒤집어놓고 맞히기 놀이를 시도해보자. 아이가 자기 손으로 뒤집어둔 그림과 낱말카드 위치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 목적으로 시각화를 통해 낱말을 익히는 놀이다. 매일 다른 카드를 추가하고, 한 번에 7장 이상 두지 않는 것이 포인트.
역할놀이
아이의 모방 욕구를 채워주는 역할놀이는 친구들과 함께 하며 창의력,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 소꿉놀이, 병원놀이, 경찰놀이 등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며 그 역할이 되어 이야기를 만들기도 한다.
아슬아슬 평균대 걷기
책에 나무판을 올려 낮은 평균대를 만든 다음 걸어보게 하자. 공중에서 몸을 통제하는 동안 균형감각이 안정적으로 발달된다. 전정기관과 시신경계, 근육과 인대에서 받은 자극을 알리는 메시지를 받은 뇌는 신호를 보내 자세를 통제한다.
손가락으로 그림 그리기
손가락 끝의 신경은 아주 예민하므로 손가락 그림을 그리면 어깨에서 손가락까지 골고루 자극을 받아 발달하게 된다. 아이에게 앞치마를 입히고 무독성 물감과 큰 종이를 주어 손가락으로 마음껏 그림을 그리게 하자.
줄 뛰어넘기
의자 2개에 느슨하게 걸친 줄을 밟거나 뛰어넘게 하는 놀이. 처음에는 줄을 바닥에 닿게 놓았다가 5cm, 10cm, 15cm 등으로 서서히 난이도를 높이면 된다. 아이가 줄에 걸려 넘어져 다치는 일이 없도록 바닥에 놀이매트를 깔아줄 것.
리듬봉 갖고 놀기
리듬봉은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통합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아이와 마주앉아 양손에 쥔 리듬봉으로 음악에 맞춰 신체 부위를 부드럽게 두드려보자. 긍정적 자아 형성은 물론 자연스럽게 박자감각도 익힐 수 있다.
앞구르기
연속해서 앞구르기를 하면 엄청난 자극이 뇌에 전달된다. 아이가 목을 다치지 않도록 앞구르기 방법을 알려주자. 우선 무릎을 구부리고 앉은 뒤 엉덩이를 치켜 올리고 머리를 아래로 밀어 넣어 뒤집도록 자세를 잡아줄 것.
훌라후프 뛰어넘기
바닥에 훌라후프 2~3개를 두고 한 발로 걷기, 점프하기 등을 하며 균형감각을 익히고 대근육을 발달시킨다. 또한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훌라후프를 굴리는 놀이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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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원지 기자 / 사진 한정환 모델 데이지(5개월), 이지혁(12개월), 김린아(15개월), 임유성(3세) / 도움말 김영훈(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스타일리스트 김유미 /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 의상협찬 리틀그라운드(02-3444-2800), 모이몰른(02-3215-0017), 앙뉴(02-511-7898), 클랜씨(www.clan-c.com), 키블리(070-8822-6357) / 제품협찬 쁘띠엘린(1566-3903, www.petitelinstore.com) / 참고도서 <0~3세 뇌 발달 놀이>(한봄), <구보타 할머니의 천재 뇌 발달 놀이>(로그인), <우리 아기, 첫 두뇌 발달 놀이>(시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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