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만 집중됐던 부모의 관심이 엄마 뱃속의 정체 모를 무언가에게 쏠리면서 아이는 박탈감과 질투심, 상실감을 경험한다. 아동심리학자 도리스 브렛은 아이에게 동생이 태어난다는 충격은 어느 날 남편이 여자를 데려와 “여보, 내가 새 아내를 데리고 왔어. 새로 왔으니 많은 관심이 필요할 거야. 모든 건 사이좋게 나눠쓰도록 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만큼 아이에게 동생은 두려운 존재. 게다가 부모가 아닌 조부모나 친인척, 이웃 등에게 동생이 태어나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되면 자신에게 ‘비밀’로 한 것에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혼자 독차지하던 관심과 애정을 순식간에 빼앗겨버리고 이러다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생긴다. 부모는 아이가 동생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길 바라지만, 아이는 아직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어린애’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임신한 순간부터 뱃속 동생의 존재를 잘 알려줄 필요가 있다.
뱃속 동생의 존재, 이렇게 알려주세요
배 만져보게 하기
“엄마와 아빠는 너를 낳기로 결정하고 오랫동안 기다려서 네가 태어났어. 네가 태어나줘서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 엄마 배 한번 만져볼래?”라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아이를 사랑하고 부모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분명히 전하고 난 다음 동생에 대한 존재를 설명하는 게 요령. “엄마 뱃속에 네 동생이 있어. 네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도 엄마는 조심조심 움직였어”라고 말하며 뱃속에 있는 동생은 너무 작고 연약해서 엄마가 조심해야 한다는 것과 움직이는 게 불편해 예전만큼 못 놀아준다는 사실도 알려주자. 임신 중기를 지났다면 볼록 튀어나온 배를 만지고 쓰다듬어보며 태아의 움직임을 느껴보게 하는 것도 방법. “동생이 꼬물꼬물 움직이네. 형아가 만져주니 좋은가 봐”, “동생도 널 보고 싶어 해”라고 말해줄 것. 동생에 대한 호감지수가 올라가고 곧 만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게 된다.
‘동생’ 주제로 한 그림책 읽기
‘동생’을 다룬 그림책을 아이와 같이 읽어본다. 대표적인 그림책 <동생이 태어날 거야>(웅진주니어)는 계절이 바뀌면서 점차 배가 불러오는 엄마와 동생이 생겨서 설레고 불안한 아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낸 것이 특징. “동생은 커서 뭐가 될까?” “동생 이름은 뭐가 좋지?” 등 그림책 속 모자의 대화를 보며 아이는 동생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동생은 내가 좋은가 봐요>(시공주니어), <나 아기 안 할래!>(키다리), <내 동생 싸게 팔아요>(아이세움), <내 동생은 고릴라입니다>(웅진주니어) 등 동생을 주제로 한 책을 읽으면서 “책 속 주인공처럼 ○○에게도 곧 이런 동생이 생길 거야. 동생이 생기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어보고 그림책의 주인공과 같은 입장임을 알려주며 현재 상황을 이해시킨다.
초음파 사진 보여주기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찍어둔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자. “○○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모습이야. 지금 엄마 뱃속에도 이렇게 생긴 네 동생이 있어. 곧 만나러 갈 건데 같이 갈래?”라고 이야기하고 첫째와 함께 산부인과를 찾도록 한다. 초음파검사를 하면서 쿵쾅쿵쾅 뛰는 동생의 심장 소리도 들려주고 모습을 보여주며 “이 아이가 네 동생이야. 아까 본 네 아기 때 사진이랑 똑같지? 너랑 닮은 것 같아”라고 동생의 존재를 확인시킨다. 아이는 동생도 자신과 비슷한 과정을 겪고 태어난다는 사실에 동질감을 느낀다.
출산용품 장만은 큰아이와 함께
출산용품을 구입하는 등 동생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을 아이와 함께하자. 출산이 임박해 오면 아기의 배냇저고리와 욕조, 젖병 등을 구입하며 새 생명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때 어수선한 집안 분위기와 집에 새로 들인 물건들로 아이가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 당황하지 않도록 아이와 같이 출산용품을 장만해 보자. 그리고 “동생은 너무 작고 약해서 젖병으로 밥을 먹고,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돼”라는 식으로 동생이 약한 존재이니 잘 보살펴줘야 한다는 사실을 설명해주자.
D-동생 태어나는 날
아이와 함께 달력을 보며 동생이 태어날 날을 체크해본다. “동생이 태어나려면 6개월을 기다려야겠네. 동생의 생일은 아빠처럼 8월이 되겠다”, “이제 열다섯 밤만 자면 동생과 만날 수 있겠어”라고 말하며 시간이 흐르면 동생과 만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자. 아이도 자연스레 동생의 탄생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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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아란 기자 / 사진 이성우/ 모델 미소(4세), 정인희(임신 7개월)/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 의상협찬 맘누리(www.momnuri.com), 모이몰른(02-3215-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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