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은 기본…폭행·흉기 위협도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고객 콜센터.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직장인 가입자의 경우 납부방식을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는 연말정산 분할 납부 기간이 4월에 겹치기 때문에 신청자에 한해 보험료 납부시기를 오는 6월로 연기할 수 있다는 안내를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 반면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이 없어도 집과 차가 있다는 이유로 보험료가 징수되다보니 건보료 징수체계가 불합리하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가끔 욕설 등 언어폭력으로 이어지거나 민원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사로 넘어가 민원을 처리하기도 한다.”
실제로 가장 많은 민원인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건보료 부과체계다. 상담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 중 하나였던 ‘건보료 징수체계 개선’에 기대를 걸었던 것도 건보료 부과체계가 개선되면 이에 따른 민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건보료 개편 백지화 보도가 쏟아지면서 현장에서 민원상담을 하는 직원들에게 그 비난이 쏟아졌다. 국민의 실망감이 거세지면서 올해 초 다시 보건복지부와 새누리당이 당청협의에 나서기도 했다.
건보료 징수체계가 개선될 것이라며 ‘읍소’에 가까운 설득을 해도 끝내 납득하지 못한 민원인들은 상담원을 찾아와 거칠게 항의하기도 한다. 실제로 건보료에 불만을 품고 흉기로 위협을 하거나 폭력을 가하는 악성 민원인도 있다. 지난해 경기도 한 지사에서는 갑작스런 건보료 증가에 격분한 민원인이 여직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강원도 한 지사에서는 20㎝에 달하는 칼을 2개나 빼들고 직원에게 던지며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있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건보료 체계가 바로잡혀야 악성민원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당청이 건보료를 소득중심으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고소득층에 대한 건보료 징수를 늘리고 저소득층에 대한 건보료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