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면회를 모두 마치고 교도소에서 나오려는 여성에게 교도관은 다시 한 번 바지를 벗으라고 요구했다. 혹시 면회실에서 수감자에게 뭔가 물건을 받아 외부로 유출할 수도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면회실에 들어가기 위해 바지를 벗어야만 했던 여성은 강하게 거부했다. 그러자 교도관은 “바지를 벗어 검사에 응하지 않으면 엄청난 결과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며 해당 여성에게 경고를 하기도 했다.
베네주엘라 매체
이 사실은 해당 여성이 자신의 경험담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 여성은 트위터에 “교도소 측이 (소지품) 검사를 명목으로 인간의 명예와 존엄성을 짓밟으려 했으며 나는 여성으로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명백한 성추행이다.
문제는 이 사건의 주인공이 누구냐다. 교도소에서 심각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파트리시아 구티에레스로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다. 미모의 여성이라는 부분만 놓고 보면 교도관의 행위는 부도덕적인 측면에서 이뤄진 성추행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가 면회를 갔던 수감자는 유명 정치인이다. 학생운동가 출신 정치인 다니엘 세바요스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지난 2013년 야당 후보로 산크리스토발 시장 선거에 출마해 무려 67%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그렇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를 후원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4년 3월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수감됐다.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산크리스토발 시장이 됐지만 매우 짧은 재임기간을 가진 뒤 수감자가 된 것. 수감 당시 마두로 대통령은 다니엘 세바요스를 ‘정부 전복 시도 테러분자’로 규정하며 맹비난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교도소에서 성추행을 당한 여성 파트리시아 구티에레스는 바로 다니엘 세바요스의 부인이다. 이런 까닭에 파트리시아 구티에레스에게 행해진 성추행이 실제는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파트리시아 구티에레스는 “여성으로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성추행에 반발하고 있는 동시에 “교도소에서 남편이 23시간 독방에 감금되는 등 심각한 탄압을 받고 있다”며 정치 보복에 대한 비난의 메시지도 쏟아내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