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제공=부민병원)
그러다 보니 특히 자주 찾지 못한 처가 부모의 선물 선택은 최대의 고민거리로 꼽힌다.
각종 설문과 순위 사이트에서 어버이날 선물 1순위로 현금이 거론되지만, 돈보다는 장인·장모의 척추 건강을 챙기는 사위야 말로 진짜 든든한 사위가 아닐까.
부산부민병원 척추센터 이상목 과장은 “연로하신 부모님을 생각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척추 건강”이라며 “나이가 들면 퇴행성 변화로 인해 허리의 근력이 떨어지고 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선물을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허리 건강에 좋은 선물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척추 건강과 숙면을 책임지는 침대, 베개 선택법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직도 온돌 바닥에서 주무시는 경우가 많다. 평생을 그렇게 지냈다며 이게 더 편하다 하시지만, 만약 부모님께서 허리 디스크를 앓고 계시다면 이 기회에 침대를 권해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돌 바닥에서 바로 일어나고 눕는 동작은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부모님들의 허리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딱딱한 바닥에 누울 경우 허리와 바닥 사이에 공간이 생겨 정상적인 굴곡을 무너뜨리기 쉽다.
이상목 과장은 “허리디스크 환자를 위한 침대 선택 요령은 매트리스를 살피는 것이다”라 “너무 푹신한 매트리스의 경우는 척추가 굽어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누웠을 때 적당히 폭신하고 탄력이 있어 체중을 받쳐 줄 수 있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베개를 선택할 때도 C자 형을 띠는 목의 형태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누웠을 때 목이 약간 뒤로 젖힌 상태가 되며 머리가 가슴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오는 베개가 적당하다.
목이 5도 내지 10도 정도 들릴 정도의 높이가 알맞고 목의 오목한 빈 공간을 받쳐주는 것이 좋다. 너무 높은 베개를 베거나 딱딱 목침을 베게 되면 경추에 무리를 주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한쪽 신발만 닳는 부모님을 위한 발 보조기 선택
부모님의 신발 밑창이 유난히 한쪽만 빨리 닳는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척추가 C자 혹은 S자로 틀어지는 것을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척추측만증이 발생하면 골반이나 어깨의 높이가 서로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치고 만성 허리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척추측만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발 보조기 즉, 기능성 깔창으로 교정 가능하다.
기능성 깔창은 발의 아치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도와주어 한쪽으로만 쏠리던 체중을 분산시켜 준다. 그런데 기능성 깔창의 경우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하므로 선택이 쉽지 않다. 기성품과 맞춤형 발 보조기를 두고도 고민하게 된다.
이상목 과장은 “기성품 발 보조기는 이미 만들어져 나와 기능성 신발이나 스포츠화에 부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구입하기 간편하고 착용도 편리하지만 해부학적 위치만 교정해주므로 틀어진 척추를 교정하고 이와 동시에 약화된 쪽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맞춤형 발 보조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맞춤형 발 보조기는 개인의 발 석고본을 떠 발 아치의 높이, 무릎, 고관절 움직임의 범위, 근육의 위축이나 약화 정도 등을 정밀하게 검사하여 맞춤형으로 제작한 것을 말한다.
-거꾸리, 의료용 진동 안마기, 부모님 뼈 건강부터 살펴야
여기저기 쑤신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해 의료용 진동기를 선물하거나 허리 건강에 좋다는 거꾸리 운동기구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부모님의 상태를 살피지도 않고 무턱대고 구매하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의료용 진동기의 경우 경추, 요추 수술을 했거나 칼슘 부족으로 인한 습관성 탈골이 있다면 오히려 약해진 부위에 충격을 가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거꾸리 운동기구도 마찬가지다.
요통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질환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사용할 경우 오히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가 거꾸로 매달리게 되면 등뼈나 목뼈의 골절 위험이 높다.
이상모 과장은 “세상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의미 있는 선물은 그 사람에 대한 진심”이라며 “올 어버이날에는 진심을 다해 고른 선물로 부모님의 건강도 챙기고 그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도 전하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규 기자 ilyo33@ilyo.co.kr